우리나라 수출산업을 이끈 구로공단 일대는 시골에서 올라와 억척스럽게 살아왔던 근로자들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기억 속에 남아 있던 당시 모습을 조명하는 전시회를 김수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한쪽 벽면에 공장 작업복이 걸려 있고, 한쪽에 허름한 옷장과 이불이 보입니다.
한 사람만 간신히 살 수 있는 쪽방.
70~80년대 서울 구로공단 여성 근로자들이 억척스럽게 살던 그대로의 모습을 옮겨왔습니다.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지방에서 올라온 근로자들은 벌집이라고 하는 다가구주택에서 함께 살았는데, 화장실과 마당은 공동으로 사용했고 서너 평 되는 방은 이들의 지친 하루를 마감하는 안식처였습니다."
구로공단은 1964년 수출 산업을 일구려고 공장을 만들기 시작해 70년대 중반에는 10만여 명의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으로 발전했습니다.
옷과 가발과 TV 등 못 만드는 것이 없어 이들의 피와 땀으로 수출 5천억 달러 시대를 일궜습니다.
▶ 인터뷰 : 박상욱 / 서울 잠실동
- "고생을 해서 그렇게 산업화를 해서 지금의 우리가 있지 않나 싶어서 참 감사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월급·외출하는 날은 가리봉 시장에 젊은 인파가 모였고, 인근 교회나 쪽방촌에는 삼삼오오 모여 공부하는 열정도 함께 엿볼 수 있습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구로공단 일대는 디지털단지로 변모해 예전의 모습은 기억과 박물관에서만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