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코코몽 인형, 타요 도로놀이, 아이언 맨 가면, 흔들흔들 해적선, 공주 미미 화장가방….
부모가 자녀를 위해 마련한 올해 어린이날 선물이 아니다. 법원을 찾는 어린이를 위해 법원이 직접 사모은 장난감들입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원장 여상훈)은 지난달 말 수백만 원을 들여 시중 인기 장난감 69종을 구매했습니다.
장난감들은 새로 단장한 법원 로비층 놀이방에 배치됐습니다. 부모가 이혼 재판 등에 들어가 있을 때 법원에 함께 온 자녀가 머무는 장소입니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가끔 법원 복도에 아이만 홀로 남아 서성이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재판 당사자들도 재판 중 아이 걱정으로 불안해한다"며 이 때문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정법원은 특히 장난감을 사들이면서 법원을 찾는 어린이의 연령대별 선호도까지 세심히 고려했습니다.
예컨대 0∼3세를 위해선 뽀로로, 코코몽, 구름빵(홍시) 같은 캐릭터 인형과 함께 뽀로로 볼 풀, 테이블 볼링 게임, 미끄럼틀, 젠가 등을 갖췄습니다.
4∼6세에는 타요 도로놀이, 헐크·아이언 맨 가면, 쥐라기 공룡시대 피규어 세트 등을, 7∼9세를 위해서는 모노폴리와 같은 보드게임을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대기하는 공간을 꾸민 법원은 서울가정법원이 처음입니다. 가정 해체가 늘
가정법원은 놀이방을 새로 꾸민 이후 부모나 조부모와 함께 법원에 온 아이들이 이곳에서 1∼2시간가량씩을 보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성년 자녀를 둔 부부의 이혼은 5만7천179건입니다. 부모의 이혼을 겪은 아이들도 약 8만8천200명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