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운전자 차량 3m 후진…"음주운전 아니야"

【 앵커멘트 】
술에 취해 차에서 잠들었다가 갑자기 차가 후진을 해 사고가 났다면 음주운전일까요.
차량이 3m를 움직였는데, 대법원은 실수로 차가 움직였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근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3년 부산 연산동의 한 공원 앞 도로.

주차돼 있던 한 승용차가 갑자기 3m를 후진하면서 뒤에 있던 차량과 부딪혔습니다.

당시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는 42살 김 모 씨.

김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를 넘은 0.151%, 만취상태였습니다.

이미 과거에도 두 차례나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전력이 있던 김 씨.

술에 취해 잠든 사이 자기도 모르게 차가 움직였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실제 CCTV 분석 결과, 김 씨가 탄 지 한참 지나 차가 움직였고, 뒷 차와 부딪힌 뒤에도 김 씨는 한동안 차에서 내리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시동을 켠 채 잠결에 기어와 가속페달을 건드린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기어를 후진에 두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주차브레이크가 해제돼 움직일 수 있다는 겁니다.

현행법상 고의로 차를 운전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잠결에 차가 움직였다면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 스탠딩 : 김근희 / 기자
- "대법원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1, 2심에 이어 김 씨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