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와 근거리에 있지 않거나 단시간 접촉만으로 병이 옮은 사례가 속출하면서 메르스가 공기로 전파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메르스가 ‘비말감염’, 즉 감염자의 침방울이나 콧물로 전파되며 공기감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언론브리핑에서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접촉 경로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례가 있을 뿐이지 공기전파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방역당국과 감염내과전문의들이 메르스가 공기감염 질환이 아니라고 보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만약 메르스가 공기전파로 옮는다면 광범위하게 바이러스가 전파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환자가 생겼어야 한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엄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의 외래환자는 하루 8000명에 가까운데, 공기전파가 일어난다면 이 가운데 약 5%인 400명 정도는 이미 발생했을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이 그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공기전파가 가능하다면 한 집에 사는 가족 사이에 대부분 전파가 이뤄져야 하는데 실제 전파양상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까지 국내 감염자 중 가족간 전파가 일어난 경우는 10% 이내로 나타난다. 이는 중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엄 교수는 “감염자의 비말에 직접 노출되거나, 바이러스가 묻은 물체와 손을 통해서 전파되는 질환이 아니라면 이런 정도로 그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기전파의 가능성은 굉장히 낮거나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에 접촉한 경위를 모른다고 해서 공기감염이라고 말하기에는 여전히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비말감염질환이라도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가래뽑기 같은 특수한 시술을 하는 상황이라면 에어
이러한 제한적인 공기감염은 종전에도 잘 알려져 있던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인위적으로 생긴 특수한 경우일 뿐, 일반적인 상황에서 메르스가 전파되는 방식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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