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 뒤 사고 승객 외면한 버스는 '뺑소니 차량'

【 앵커멘트 】
승객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오토바이에 치여 다쳤는데도 손님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출발 한 버스가 있다면 뺑소니로 봐야 할까요?
법원은 이 버스가 뺑소니 차량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9월, 서울 시내의 한 버스 정류장.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버스기사 한 모 씨는 정류장을 10m가량 벗어나 버스를 세웠습니다.

차를 세우자마자 뒷문을 열었고, 승객 김 모 씨가 가장 먼저 내렸습니다.

사고는 이때 발생했습니다.

버스 우측 뒤편에서 달려오던 오토바이가 김 씨를 친 겁니다.

김 씨는 오토바이에 치인 상태로 앞문까지 밀려왔지만, 버스는 곧장 다음 정류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오토바이도 도주하고 버스도 떠나버리자 김 씨는 전치 5주 상당의 부상을 입고도 직접 경찰에 전화를 걸어 신고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버스기사는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벌금 3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승객 부상을 확인하고 오토바이 운전자와 승객의 인적사항을 주고받을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냥 떠난 버스를 뺑소니 차량으로 본 겁니다.

법원은 특히 운전기사는 승객 안전을 위해 차량을 인도 변에 바짝 붙여 하차시키거나,

사이드미러로 주변 상황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