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품에서 멀쩡하게 자고 있는 아이가 구청에 사망자로 등록돼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언뜻 들어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황당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박유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10개월 된 딸을 둔 28살 유 모 씨.
지난달부터 아이의 양육수당이 끊겨 구청에 문의했다가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구청 전산망에 딸이 사망 의심자로 기록돼 있었던 겁니다.
▶인터뷰(☎): 구청 관계자 / 당시 통화 녹취
-"(뭐라고요?) 건강하게 잘 있느냐고 했어요. (아이 이름이) 알람에 떠 있는 거예요. (사망)의심자에."
▶ 인터뷰 : 유 모 씨
- "'이게 뭐지' 싶어 순간 그땐 눈물이 났어요.너무 어이가 없죠 아이 엄마로서는."
알고 보니 두 달 전 아이가 감기로 입원했던 병원에서 진료 결과를 잘못 입력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구청은 틀린 정보를 넘긴 병원을 탓했지만,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행정처리를 한 건 엄연히 구청의 책임입니다.
실제로 구청 전산망을 확인해보니 아이 이름 옆에 사망 의심 날짜만 있을 뿐 최종 결과는 '미확인'으로 돼 있습니다.
아이가 정말 사망했는지도 모른 채 일단 복지 혜택부터 중단한 겁니다.
감독당국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보건복지부 관계자
- "병원 정보만 가지고 사망자로 확증하고 처리할 순 없거든요. 명백히 '의심자' 정보이기 때문에 확인을 하고 처리하도록…."
구청에서 확인 전화 한 통만 했으면 됐을 일이 한 가정에 떠올리기 싫은 상처를 안겼습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취재: 배완호,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