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여직원을 성희롱한 직장 여성 상사에게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남자 상사나 동료가 성희롱을 하는 사건은 많았지만, 이번엔 여자 상사가 여성 부하직원을 상대로 한 성희롱에 대한 판결이어서 이례적입니다.
이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4월, 미혼 여성인 김 모 씨는 한 연구소에 합격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사무실에 출근한 김 씨.
그런데 출근 첫날부터 직장 여성 상사 임 모 씨에게 황당한 얘기를 듣습니다.
임 씨가 "아이를 낳은 적이 있느냐"며 "잔머리가 많은데 아이 낳은 여자와 똑같다"고 말한 겁니다.
다음 날 임 씨의 발언 수위는 더 세졌습니다.
김 씨의 목덜미에 있는 아토피 자국을 보더니 "어젯밤 남자랑 뭘 했느냐"며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 씨는 상사인 임 씨와 연구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법원은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를 했다"며 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인터뷰 : 임광호 / 서울중앙지방법원 공보판사
- "동성 사이라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허용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성적 발언으로 상대방에게 굴욕감이나 모욕감을 줬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본 판결입니다."
손해배상 사건과는 별도로 임 씨는 모욕죄로 벌금 70만 원을 내고 직장에서는 견책 처분을 받았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