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아동 발생’ 페이스북 공식경보 뜬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곁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던 아이가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졌다.
주변을 샅샅이 둘러봐도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급해진 어머니는 112로 신고했고, 경찰은 곧바로 ‘페이스북’ 실종 경보에 나섰다.
아이가 사라진 지역 일대의 스마트폰이 동시에 울리며 실종아동 발생 사건을 알린다. 스마트폰 페이스북 화면에는 사라진 아이의 이름과 사진, 신상정보와 실종 경위가 뜬다.
앞으로 아이가 실종되면 이처럼 경찰이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지역 일대 사용자들에게 실종 경보를 내리게 된다.
22일 경찰청은 페이스북과 아동안전과 실종예방을 위한 협업의 일환으로 실종 경보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실종 아동이 발생하면 위치 기반 서비스를 통해 인근 지역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뉴스피드(사용자 간 뉴스 전달 페이지)’를 통해 사건 내용을 알려 신속한 제보를 유도한다.
이번 협약은 지난 2월부터 논의돼 페이스북 아태지역본부 기술테스트, 미국 본사 보안테스트를 거쳐 본격 체결됐다. 지난 1월부터 시행한 미국·캐나다·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4번째며, 아시아 국가 중에는 최초다.
전파력이 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종 사건은 발생 초기 시민의 제보가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4월 11세 여자아이가 실종됐다가 페이스북 실종 경보를 본 시민의 제보 덕분에 부모 품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날 경찰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강신명 경찰청장과 조용범 페이스북 코리아 지사장, 실종아동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연행사도 진행됐다.
강 청장은 “실종아동을 신속히 가족 품으로 되돌려 주는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무”라며 “페이스북 실종경보가 경찰·시민이 함께 실종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지사장도 “우리나라에서 매일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사람만 10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잃어버린 아이들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으로 다양한 SNS 매체와 협업해 더 많은 사이버 실종 경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