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시장 맛집’ ‘전주 청춘시장 제대로 즐기는 법’ ‘재래시장 오빠랑’
네이버 초록 창에 재래시장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2030세대에게 재래시장은 낙후된 시설과 방문하기 불편한 곳이었고, 대형 백화점이나 마트와 비교해 상품이 다양하지 않은 곳으로 인식됐다.
이 처럼 볼 것 없고 살 것 없던 재래시장이 최근 변하고 있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추천되는가 하면 맛집 동아리가 꼭 방문해 볼 장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
새로운 것, 자극적인 것에 익숙한 젊은 층을 사로잡은 전통 재래시장들의 매력은 무엇일까. 재래시장의 판세를 바꾼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문화가 숨 쉬는 익숙한 옛것에 창의력을 입혀 새로운 장소로 재탄생하려는 ‘온고지신’ 전략이 통한 것이다. 시설을 재정비하고 주차장을 개설하는 등 하드웨어 부분을 보강하고 이색 마케팅과 시장 상인 서비스 재교육 등 소프트웨어 쪽에 집중한 결과 아케이드(아치형 천장), 주차시설 완비, 코인 화폐 등 볼거리·즐길 거리를 갖춘 새로운 시장이 탄생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종로 통인시장과 전주 남부시장이다.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통인시장은 2012년부터 도시락카페를 운영 중이다. 시장 중앙에 있는 고객만족센터에서 엽전을 구입을 한 후 가맹점포 약 16곳에서 엽전을 내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
통인시장은 ‘도시락카페 통(通)’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엽전(개당 500원)이다. 엽전으로 계산한 떡볶이·닭강정·전 등으로 나만의 도시락을 만들어 식사를 한다. 길에 서서 불편한 식사를 했던 예전과 다르게 시장 안 쪽에는 마련된 120석 규모의 식사 공간에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TV에서만 보던 엽전을 실제 사용해 맛집을 찾아다니는 재미를 경험한 20·30세대의 반응이 뜨겁다. 시장 방문 후기를 담은 블로그 포스팅 건수가 2만5000건, 인스타그램에서는 1만5000건 이상 사진이 올라왔다. 통인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2011년 2000여 명에 불과했던 시장 주말 유동인구는 올해 3만여 명까지 증가했다.
전주 한옥남부시장은 한옥식 건물 양식에 떡볶이 완자 꼬치, 바게트 샌드위치, 새우만두, 수제 초코파이 등 다양한 먹거리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길 새가 없다. 남부시장에서는 주 이용층인 중장년층을 넘어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젊은 상인을 모집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창고로 이용했던 시장 2층 공간을 무료로 1~2년간 임대해줬다. ‘청춘시장’이라는 이름으로 70~80년대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그 시절 유행한 소품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또한 시장 내에서 무료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와이파이(Wi-Fi)를 설치해 이용객의 편리성을 높였다. 한옥남부시장은 인근 전주한옥마을과 함께 인기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매출도 상승했다.
이밖에 제주 동문재래시장도 변화를 꿈꾸는 곳 중 하나. 미래창조과학부와 제주시는 지난달 제주 동문시장을 위치정보 송신기를 갖춘 핀테크 거리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핀테크 사업이 추진되면 레스토랑이나 쇼핑시설에서 쓸 수 있던 모바일 쿠폰을 재래시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추가로 옐로아이디(Yellow ID)를 만들어 메신저 카카오톡을 소비자와 소통하는 창구로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시장인 재래시장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모바일 세대인 20·30도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신재경 중소기업청 시장상권과 사무관은 “기존의 멋은
[매경닷컴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