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는 찰나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자전거 운전자가 버스에 치여 사망했더라도 버스 운전자의 책임이 더 크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6단독 조기열 판사는 사망한 자전거 운전자 이모씨(사고 당시 22세)의 유족이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에게 2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5월 오후 8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대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김모씨가 운전하는 광역버스에 치였다. 당시 김씨는 차량 정지신호가 곧 진행신호로 바뀔 것이라 가늠하고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달리다가, 신호가 막 바뀔 무렵 이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이씨는 그 자리에서 외상성 뇌손상으로 숨졌다.
김씨의 버스와 공제계약을 맺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측은 “보행자 정지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넌 이씨의 과실”이라며 유족의 배상 청구에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양쪽 모두 과실이 있지만 가해 차량인 버스 운전자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조 판사는 “사고 당시 버스가 횡단보도 앞에 근접할 때까지 차량 정지신호가 켜져 있었고 다른 차들도 정지선 앞에 정차한 상태에서 보행자 등이 도로횡단을 마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버스가 횡단보도에 진입하기 직전에 신호가 진행신호로 변경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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