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인 구단주 대행 사의 표명, 롯데 구단 향후 행보는…
↑ 신동인/사진=롯데 홈페이지 캡처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신동인 구단주 직무대행이 10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동안 구단 운영을 놓고 비난을 받아온 롯데 구단에 불어닥칠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최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오해와 불명예에서 벗어나고자 8월 말로 구단주 대행을 사임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폐쇄회로(CC) TV 선수단 숙소 사찰 논란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태에서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롯데 구단 측은 "그룹 쪽에도 확인해봤지만 사의 표명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구도'(球都) 부산을 연고지로 삼은 프로야구 원년 구단입니다. 최근 들어 인기가 많이 식었지만 그래도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열성팬들을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롯데는 오랜 역사와 전통에도 구단 운영만큼은 전근대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있다는 분석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2002년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실세 중의 실세'로 통했던 그는 신동빈 체제가 기틀을 잡아가던 2005년부터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는 구단주 대행이 되자 감독의 전권인 선수 기용에 수시로 참견하고, 감독이든 코치든 뜻이 맞지 않으면 시즌 도중에라도 가차없이 내치는 등 구단 전반에 손을 미쳤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이에 대한 부산 팬들의 원성이 높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총애를 받는 오너 일가이어서 그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선수단이나 코치진에 내부 감시자를 심어 놓았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우승을 향해 선수단과 프런트가 합심해서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롯데 구단은 거의 매년 내홍으로 흔들렸습니다.
그 정점이 지난해 CCTV 파문이었습니다. 프런트가 선수단을 사찰하는 작태에 팬들이 시위에 나서고, 급기야 구단 사장과 단장이 사퇴하는 사태로까지 번졌습니다.
CCTV 사태가 프로야구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되자 롯데 그룹이 직접 구단의 일에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이후 자신이 밀던 감독 후보가 그룹의 반대로 감독직에 오르지 못하는 등 구단 영향력이 예전만 못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올 시즌에는 경기장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구단 운영에서 사실상 손을 뗀 그는 최근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면서 결국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직 신동인 구단주 대행의 사퇴가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신동인 구단주 대행의 사퇴는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의 퇴진으로 신동빈 회장 체제로 바뀌면 롯데 구단에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신동빈 회장은 1995년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의 구단주 대행으로 취임한 뒤 메이저리그 명감독인 바비 발렌타인 감독을 영입해 팀에 준우승을 안겼습니다.
발렌타인 감독은 1년 만에 해임됐지만 2004년 다시 지휘봉을 잡아 부임 1년 만인 2005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며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발렌타인 감독의 능력을 확인한 신동빈 회장은 그에게 외국인 감독의 추천을 부탁했고, 그때 추천받은 사람이 바로 2007년 말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전격 부임한 제리 로이스터였습니다.
아울러 구단주 대행으로 이승엽, 김태균, 이대은, 백차승 등을 영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공격적인 팀 운영으로도 잘 알려졌습니다.
롯데 구단은 최근 성적 부진에다 연일 매스컴에
신동빈 구단주 대행의 사의 표명은 그래서 롯데 구단의 향후 행보와 맞물려 여러모로 관심을 끕니다.
[영상뉴스국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