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반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 그리고 유럽에서 조직적인 항일 외교를 펼쳤던 서영해 선생.
역사 교과서에서만 보던 이들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록들을 저희 MBN이 취재했습니다.
안보람 기자입니다.
【 기자 】
1945년 해방을 맞아 고국으로 돌아온 백범 김구 선생.
독립의 뜻은 이뤘지만, 가족을 챙길 수 있는 여유 따윈 없었습니다.
가족의 묘 이장을 발 벗고 도와준 한 언론인에게 김구 선생이 자신의 혼이 깃든 백범일지를 건네며 적은 메모에선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가졌던 회한이 깊이 묻어납니다.
▶ 인터뷰 : 여승구 / 화봉책박물관 관장
- "'돌아가신 어머니, 돌아가신 부인, 죽은 아들의 유골 안장 시에 진성호장하여 주신 데 대하여 감사를 표함'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수십 년 전 출간된 듯 보이는 책 한 권.
한국의 독립운동가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 책은 한국인이 써낸 최초의 프랑스어 소설입니다.
책을 쓴 사람은 유럽지역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서영해 선생.
18살에 프랑스로 넘어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정식 교과과정을 마친 뒤 강연과 기고를 통해 한국의 현실을 알렸습니다.
일제가 안창호 등 독립운동가 11명을 체포했을 땐 유럽 언론사들에 편지를 보내 일제의 만행을 알리고 석방을 이끌었습니다.
▶ 인터뷰 : 임종태 / 영화 감독
- "서양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이 소설을 쓰신 게 아닌가. 단군이야기라든지 맨 끝은 독립선언서를 불어로…."
하지만, 해방 뒤 극심한 이념대립 속에 언제, 어떻게 목숨을 잃은 건지도 모른 채 잊혀진 이름이 됐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