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살려주세요'를 외쳤지만, 그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절망하고 있을 때 기적처럼 배를 몰고 나타나 세 명의 목숨을 구한 50대 부부.
박복연 선장과 부인 김용자 씨였습니다.
김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돔을 잡기 위해 조업에 나섰던 완도선적의 흥선호.
바다 위 검은 물체를 발견하고 다가가니 뒤집힌 배였습니다.
▶ 인터뷰 : 박복연 / 97흥선호 선장
- "손짓하는 것이 간신히 보였어요. 까만 물체가 보이기에."
전복된 배 위에서는 3명의 남성이 살려달라며 손을 흔들었고.
강풍에 높은 파도가 치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박복연 선장과 부인 김용자 씨는 구명튜브에 밧줄을 묶어 돌고래호로 던집니다.
튜브 던지기를 수십 번, 결국 세 사람을 구조해냅니다.
▶ 인터뷰 : 박복연 / 97 흥선호 선장
- "한 명씩 몇 번을 해서 했어요."
높은 파도에 세 사람을 구하기까지 걸린 시간만 30여 분.
기적을 만들어 냈지만, 박 선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뿐이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박복연 / 97 흥선호 선장
- "누구나 다 그렇게 할 수 있어요. 나 아니고 다른 사람이 왔어도 구조하는 상황이었을 테니까."
박 선장은 구조한 3명의 생존자와 함께 다시 추자도로 돌아온 후에야 온몸에 시퍼렇게 멍이 들고 다쳤던 어깨가 저려옴을 느낍니다.
▶ 인터뷰 : 박복연 / 97 흥선호 선장
- "원래 어깨 한쪽이 안 좋아요. 어떻게 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생업도 포기한 채 박 선장은 허기진 배를 채우자마자 다시 실종자를 찾기 위해 바다로 나갔습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
영상취재 : 배병민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