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유책주의 VS 파탄주의 50년 만에 선고

【 앵커멘트 】
지난 50년 동안 우리 법원은 바람을 피워 가정생활 파탄에 원인 제공을 한 배우자가 청구하는 이혼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대법원이 이런 원칙을 바꿀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김근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바람을 피운 배우자의 이혼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른바 유책주의냐,

아니면 사실상 혼인이 파탄 났다면 책임과 상관없이 이혼을 인정해야 한다는 파탄주의냐

그동안 유책주의를 유지해왔던 대법원이 오늘 파탄주의 채택 여부를 다시 선고합니다.

지난 1965년 유책주의를 채택한 이후 50년만입니다.

다른 여성과 동거하며 혼외자까지 낳은 백 모 씨는 아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1, 2심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의 기존 유책주의 입장을 따른 겁니다.

이에 백 씨 측은 미국이나 유럽 같은 파탄주의를 채택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파탄된 혼인관계를 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책임이 없는 배우자가 자녀는 물론 재산까지 모두 빼앗길 수 있어 아직 파탄주의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대법원은 지난 6월 공개변론을 열었습니다.

대법원이 파탄주의를 채택할 경우 그동안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이혼소송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는 오늘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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