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얼마 전 초등학교 역사교과서에 실린 태조 왕건의 영정이 후손들이 갖고 있는 것과 다르다는 보도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정부가 만든 다른 표준영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신하 복장을 하고 있는 고려의 태조 왕건.
조선 22대 정조의 얼굴과 흡사하다는 점도 문제가 됐습니다.
선현들의 이미지가 난립하는 걸 막으려고 정부가 만든 표준 영정인데,
역사적 고증이 부족하거나, 작가 고유의 화풍 탓에 빚어진 일입니다.
고려 태조의 초상을 따로 기려 오던 후손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왕제구 / 개성 왕씨 종친회 사무국장
- "그 사람들이 아무리 잘 그려준다고 해도 안 믿지. 우리가 가진 것이 있는데 왜 그걸 그려요."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인 성호 이익의 초상도 마찬가지.
경기도 안산 사당에 모셔져 있는 초상과 표준영정을 비교해보면 매서운 눈매 등에서 단번에 차이가 느껴집니다.
6.25때 소실된 영정을 새로 그리는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해서 그린 영정을 일부 후손들이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이익 선생 후손
- "복식 고증에도 맞고, 문헌상 이미지하고 잘 맞는 게 새로 그려질 수만 있다면 대환영이죠."
현재 표준영정으로 등록된 선현은 모두 94명.
문화체육관광부도 일부 초상에 대한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책을 논의 중입니다.
▶ 인터뷰(☎) : 문화체
-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체계적으로 조사해서 필요하다면 예산을 받아서…."
표준영정의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혼란만 줄 수 있는 만큼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