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함 비리, 황기철 전 해군총장 1심 무죄, 법원 "증거 부족"
↑ 통영함 비리 황기철 전 해군총장/사진=연합뉴스 |
통영함 납품 비리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5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할 수 없다"며 황 전 총장의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황 전 총장과 함께 음파탐지기 평가 결과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오모 전 대령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황 전 총장이 2009년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통영함 장비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진급 욕심으로 당시 총장이었던 정옥근씨의 해군사관학교 동기인 김모씨가 소개한 미국계 H사를 도우려 허위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는 피고인을 만난 사실은 있지만 납품사업을 잘 검토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고 회사의 어느 직책에 있으며 어떤 장비를 갖고 일한다는 정도의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며 "피고인이 부정한 청탁을 받았음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함께 기소된 오 전 대령이 합수단에서는 '황 전 총장이 정 총장의 동기인 김씨가 하는 사업이니 신경 써서 도와주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재판에 나와 번복한 사실도 무죄 판단에 영향을 줬습니다.
합수단은 황 전 총장 등이 통영함에 탑재할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 구매사업의 구매계획서 및 제안요청서 작성, 제안서 평가 및 대상장비 선정, 구매시험 평가, 기종 결정 등 단계별로 임무를 위배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모두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군의 합동참모회의에서 정한 통영함 건조기본지침서(TLR)에서 탐지 정확도가 높은 '멀티빔' 등 특정 방식을 지닌 음탐기를 요구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런 요구 성능에 맞지 않는 H사의 제품을 충족되는 것처럼 꾸미려는 인식이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또 음탐기 구매 제안요청서에 '맞춤형' 사양을 제시해 H사가 단독으로 입찰하게 했다는 부분도 "경쟁업체 관계자는 방사청이 요구하는 사양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비용 대 효과면에서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입찰참여를 포기한 것이라 진술했다"며 황 전 총장이 H사에 특혜를 줬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범행 동기인 승진 목적에 관해서도 재판부는 "규정상 피고인처럼 방위사업청에 파견된 군인의 경우 방위사업청장이 근무평정권을 갖고 있어 해군참모총장이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H사에 로비를 해주겠다고 약속해 4억3천200만원을 받고 해군총장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사례비 5천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로 기
이날 판결에 합수단은 "국방력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방위사업비리 주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결과를 초래해 매우 아쉽다"며 "법정에서 드러난 많은 물적 증거와 증언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피고인들의 변명만을 받아들인 판결로 판단돼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