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정신병원에 감금한 아내…"손해배상 책임"

【 앵커멘트 】
멀쩡한 중년 남성이 정신병원에 감금됐다가 54시간 만에 가까스로 탈출했는데, 이 남성의 아내가 시킨 짓이었습니다.
법원은 아내와 정신병원에 수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 5월, 한 개인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김 모 씨를 남성 3명이 막아섰습니다.」

「다짜고짜 김 씨를 넘어뜨린 이 남성들은 끈으로 김 씨의 손을 묶은 뒤 구급차에 태워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2시간 뒤, 구급차가 도착한 곳은 충청북도의 한 정신병원.

「병원 직원은 "조용히 들어가자. 너 하나 죽어도 표 안 난다"고 협박하며 김 씨를 폐쇄병동에 감금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건물 흡연실 3층에서 뛰어내렸고, 감금 54시간 만에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이런 납치극의 배후엔 다름 아닌 김 씨의 아내가 있었습니다.

「결국 김 씨는 아내와 병원, 이송업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아내 등에게 2천3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이혼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가지려고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씨 부부는 2007년 결혼해 아들까지 낳았지만 다툼이 잦아지자 별거에 들어갔고 이혼까지 결심하게 됐습니다.

아내는 당시 형사로도 고소돼 지난 7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