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롯데백화점에서 일하던 여성 판매사원이 지난주 화장실에서 갑자기 숨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직원은 근로계약서 한 장 없이 유령직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형 유통업체의 기형적인 계약구조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아침 일찍 출근한 딸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노모의 통곡이 그치지 않습니다.
「 ((현장음))
"(우리 딸) 불쌍해라…."」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서 일하던 40살 박 모 씨가 숨진 건 지난 22일 오후 1시 20분쯤.
9층 행사장에서 일하던 박 씨는 근무 교대 시간 직원 화장실에 갔다 쓰러졌고, 다른 직원이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습니다.
▶ 인터뷰 : 롯데백화점 관계자
- "(직원 화장실로) 가니 그때부터 안 좋으신 것 같아서 119 불러서 응급조치하면서 병원에 가서…."
사망 원인은 급성심장사, 즉 심장마비로 판명났습니다.
유족들은 롯데 측이 백화점에서 일하던 직원이 숨진 게 외부로 알려질까 쉬쉬하며 감췄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유가족
- "누구 한 사람도 여기에 (사망 당시 상황) 대해서 답변이나 이 사람 사고가 일어난 이후에 조치를 어떻게 했다는 걸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습니다."
롯데 측은 숨진 박 씨가 입점 업체가 판매를 위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라며 롯데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합니다.
문제는 박 씨가 10년 넘게 백화점의 여러 입점업체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판매사원으로 일했지만, 근로계약서 한 장 작성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동료 직원
- "어디에 소속된 게 아니니까 어디 한 브랜드에 소속된 게 아니라 (백화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전 브랜드 일을 다 합니다."
박 씨와 마찬가지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백화점에서 장기간 일하는 판매사원은 수백 여명.
이들 판매 직원들은 십 년 넘게 일한 일터에서 이렇다 할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