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자금’ 은닉 혐의 전 회사직원 2명 구속

대구지방경찰청은 2일 조희팔의 다단계 사기를 설계한 혐의로 구속된 배상혁(44)의 후임이자 제2대 전산실장을 지낸 정모(52·여)씨와 기획실장 김모(4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7년 2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조씨 일당들의 자금 은닉에 핵심 역할을 했다. 경찰은 조씨 일당들이 범죄 수익금 상당부분을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CD) 형태로 빼돌려 정씨와 김씨 등을 통해 은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조씨와 조씨의 측근 강태용(54)이 중국으로 도주한 후 정씨와 김씨가 이 자금을 관리하다가 일부를 빼돌린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은 조씨가 숨졌다고 알려진 2011년 12월 이후 배씨와 정씨, 김씨가 자금을 분배한 흔적도 발견했다. 경찰은 배씨 검거 이후 계좌 추적을 통해 이들의 범죄 정황을 밝혀냈다. 정씨는 2008년 조씨 사건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2010년 자수한 뒤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들은 부실한 경찰 수사를 질타하며 재수사를 주장했다. 김씨 역시 사기사건이 일어난 뒤 달아났다가 2010년 자수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달 8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추적을 통해 앞으로 돈의 최종 목적지, 착복 여부 등을 수사를 통해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