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고국으로… 대서양 누비다 순직한 원양 어선원 '고국 품으로'
↑ 40년만에 고국으로 / 사진= 연합뉴스 |
1970년대 경제역군으로 대서양을 누비다 순직해 스페인에 묻힌 원양어선원들이 40여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5일 해양수산부는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온 순직 원양어선원 유골 4위(位)를 국내 유가족에게 인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고국에 돌아온 원양어선원들은 1970년대 라스팔마스 어업기지를 중심으로 서부 아프리카 등 대서양에서 원양어선 조업활동을 하다가 현지에서 순직했습니다.
라스팔마스에는 1966년 한국수산개발공사를 시작으로 국내 민간기업이 대거 진출했습니다.
1970년대 말 수산회사 45개, 트롤선 120여척, 참치연승어선 80척이 대서양에서 활약했으며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 돈을 벌려고 이역만리 바다로 나간 원양어선원들은 경제역군으로 활동했습니다.
라스팔마스 선단은 1996년부터 1987년까지 21년간 모두 8억7천만달러(약 1조원)을 벌어 한국에 보냈습니다.
'대서양에 가면 돈을 번다'는 소문이 나면서 당시 선원 채용에도 지원자가 줄을 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조업 경험이 부족하고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선원이 조업 중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충구 라스팔마스 한인회장은 "초창기 원양어선원들은 경험과 질서가 부족해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났다"며 "선원이 기계를 다룰 때 갑판장 등에 물어보지 않고 자의적으로 판단하거나 기계를 멈춰야 할 때 못 멈추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1970∼1975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람이 죽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라스팔마스에 세워진 한인 위령탑에는 대서양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다 숨진 한국 선원 124명의 유해가 안치됐습니다.
그래서 해수부는 국내 산업화 초석을 놓는 데 이바지한 원양어선원과 그 업적을 기리고자 2002년부터 '원양어선 해외묘지 관리 및 어장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관리 중인 해외 묘지는 스페인, 사모아, 수리남, 타히티, 피지 등 7개국 총 327기이며 이 가운데 스페인 라스팔마스에 가장 많은 118기가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외국에 묻힌 유골을 국내 유가족이 원하면 국내로 이송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유가족의 희망으로 스페인에서 유골 1위가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이번에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 납골묘 4기가 도착해 국내에 이장됩니다.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온 선원 고 김용택씨 동생 김용만씨는 "아무리 그 쪽(라스팔마스) 환경이 좋더라도 내가 태어나고 살던 곳이 좋다"며 "그동안 이루지 못한 일을 차후에 회포라도 풀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형의 유해를 한국에 안치하려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선원 고 이주호씨 동생 이현호씨도 "형님
한편 최현호 해수부 원양산업과장은 "앞으로도 순직 원양어선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해외 묘지관리와 이장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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