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노라면] 안 보이면 계속 보고 싶은 이웃집 꼬부랑 형님!
10일 방송된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서는 80세, 91세 된 두 꼬부랑 할머니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오지에 사는 80세 지경순 할머니가 "(이웃)할머니가 어디 갔는지 오도 가도 안하네 아이고"라고 말하며 집을 나섭니다.
유일하게 남은 이웃인 아랫집에 홀로 남은 형님이 진작 놀러 왔을 시간이지만 오지 않은겁니다.
이럴때는 아무리 급한일이 있어도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경순 할머니.
지경순 할머니는 "형님!"하고 외치며 이웃 할머니 집으로 들어섭니다.
"문을 다 열어 놓고 이상하네 어딜갔어? 밭에 가셨나?"라며 밭으로 향하는 지경순 할머니.
형님 가는 곳이라면 손바닥 보듯 훤합니다.
"매일 보고 싶고 잠시라도 안보면 보고 싶고.."라고 말하던 지경순 할머니는 밭에서 "형님 대답 좀 해봐요"라고 외칩니다.
"나 여기 있어"라고 답하는 이웃 91세 장옥남 할머니.
뭘 하나 했더니 오전 내내고추를 딴 모양입니다.
"어디 있어 형님 안보이니까 일어나봐"라고 지경순 할머니가 말하지만 고추 밭에 앉아 있는 장옥남 할머니가 보이질 않는습니다.
숨바꼭질이 따로있을까. 80세에 91세에 나란히 꼬부랑 할머니가 됐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거기 있으니 찾을 수가 있어야지. 허리가 꼬부라져서 서도 안보이네"라고 말하는 지경순 할머니.
장옥남 할머니는 "우짜겠노 뭐 이렇게 꼬부라졌노" 라고 말합니다.
허리가 꼬부라진거도 꼭 닮은 할머니들. 친자매 같은 이웃사촌인데 60년 넘게를 함께 지내다 보니 이제는 서로를 떼어 놓고 생각 할 수 없는 형님 동생 사이가 됐습니다.
직접 따온 감을 건네던 지경순 할머니는 허리가 아프다는 장옥남 할머니에게 운동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 사진=MBN |
언덕 위를 양손과 두 발을 이용 해 기어 가는 할머니들.
지경순 할머니는 "날 따라 해봐. 허리가 쭉 펴진데요" 라며 시범을 보입니다.
장옥남 할머니는 어디서 배워온 운동인지 뭔가 어설퍼 보이지만 일단 따라 해 봅니다.
"아이고 노인네 잡는다"라고 말하던 장옥남 할머니는 "너나 많이 해라 난 그만 할란다"라고 말하며 돌아섭니다.
지경순 할머니는 "고양이 처럼 이렇게 걸으면 허리가 튼튼해 진데요."라고 말합니다.
장옥남 할머니는 "그런데 사람이 너무 힘들다. 나는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으련다."라고
그리고 "너나 많이 해라 내 걱정 말고 가서 영감님 밥이나 해줘라."라고 외치는데요.
사실 운동도 좋지만 동생남편 점심이 걱정 된 장옥남이 할머니는 자신 때문에 부부 밥때가 늦어 질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방송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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