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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사를 가거나 개업, 결혼 등 특별한 행사를 치를 때 ‘손 없는 날’을 택하곤 한다. 예로부터 ‘손 없는 날’은 흉이 없는 날로 여겨지기 때문에 집안의 각종 행사를 이날 진행하는 게 일종의 관습처럼 굳어졌다.
‘손 없는 날’은 음력으로 날짜의 끝수가 9나 0인 9, 10, 19, 20, 29, 30일을 뜻한다. 즉 8일은 음력으로 10월 27일이기 때문에 ‘손’이 있지만 오는 10(음력 10월 29일), 19(음력 11월 9일), 20(음력 11월 10일)일 등은 ‘손 없는 날’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이날을 고집하는 이유와 ‘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손’이란 날짜에 따라 동서남북 네 방위를 돌아다니며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을 뜻한다. 즉 ‘손이 없는 날’은 귀신이 돌아다니지 않는 ‘길한 날’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이날을 이삿날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손 없는 날’ 이사 비용이 다른 날짜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상에서는 ‘손 없는 날’ 비용 관련 문의 글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혼자 살아서 짐도 별로 없는데 ‘손 없는 날’에는 추가 요금이 있다고 한다”라며 “평일 기준 70만원이던 가격이 12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날짜가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비용을 더 내고 ‘손 없는 날’에 이사하게 됐는데, 도대체 그 날이 좋다는 근거가 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사 업체 관계자는 “‘손 없는 날’에 추가 비용을 받는 것은 그 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에 업체 입장으로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선택”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손 없는 날’에는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업체와 지점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10~20% 가량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가 일하고 있는 업체에서는 5t 트럭에 인력 4명 기준, 80만원 가량의 비용을 책정하고 있다. ‘손 없는 날’이나 주말에는 비용이 100만원 정도까지 상승한다.
다만 가격이 두 배 이상 뛰는 업체는 피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사 견적
그는 “‘손 없는 날’에 비용을 추가하는 게 정당하냐는 지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평일에는 수요가 없고, 주말에는 수요가 몰리고 있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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