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서 컴퓨터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 서류상으로 거래 실적을 부풀려 이를 근거로 수백억 원대의 사기 대출을 받았다가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이동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컴퓨터 유통업체를 운영하던 34살 정 모 씨는 지난 8월, 치밀한 사기 계획을 세웁니다.
거래처와 짜고 매출실적을 부풀려 금융기관으로부터 저렴한 이자로 돈을 빌리는 겁니다.
정 씨와 거래처들은 물품 거래가 없었는데도, 여러 차례 서로 사고판 것처럼 서류를 꾸며 1천2백억 원대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이를 근거로 국책 보증기관을 속여 은행에서 수백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이 돈으로 코스닥에 상장된 한 의류업체의 주요주주가 됐고, 이 회사에 납품했다고 서류를 조작해 부당하게 대금을 챙겼습니다.
범행은 이뿐만 아니었습니다.
허위 거래에 이용된 거래처들은 서류상 정 씨로부터 물품을 구매한 대금을 카드로 결제했는데, 정 씨가 자금을 대주지 않자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 인터뷰(☎) : 거래업체 관계자
- "(정 씨가 카드사에서) 돈을 받아내서 너한테 투자하는 것처럼 지원을 해줄 테니까 (허위 거래를) 하자고 (제안) 받은 사람들도 많이 있나 봐요. 영세하니까 그 말에 동의를 했었겠죠. (돈 안 줘서) 이미 차압도 들어가고 압류도 들어가고…."
정 씨를 포함해 같은 방식으로 적발된 5개 업체가 빼돌린 돈은 340억 원에 이릅니다.
▶ 인터뷰 : 손준성 /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 "지원하는 금융기관이나 국책보증기관에서 세금계산서와 실물 거래의 대조를 통해서 진성거래가 맞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그와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검찰은 정 씨 등 컴퓨터 유통업체 대표 4명을 기소했습니다.
MBN뉴스 이동화입니다. [idoido@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