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 뚫는 갱도가 핵융합 무기 실험용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국방부 직할부대에서 제기됐습니다.
또 북한은 핵융합 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으며, 증폭핵분열탄 제조에 필요한 삼중수소를 분리·생산하고 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북한의 화생방전에 대비해 다양한 연구와 작전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는 국군화생방호사령부(이하 국군화방사)는 3일 발간한 '합동 화생방 기술정보' 자료를 통해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 갱도를 굴착하는 활동은 핵융합무기 실험을 위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 직할부대이자 화생방전 연구·작전 전문 부대에서 풍계리 새 갱도 굴착 용도를 '핵융합무기 실험용'으로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방부도 이런 평가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년 1차 핵실험을 했던 동쪽 갱도와, 2009년과 2013년 2차·3차 핵실험을 했던 서쪽 갱도(혹은 북쪽 갱도), 그리고 2009년부터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남쪽 갱도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번에 굴착된 새로운 갱도는 풍계리 핵실험장 내 주요 지원시설의 북서쪽에 있는 새로운 부지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군화방사는 "현재까지 핵 기술 연구와 지하 핵실험, 발사체 실험, 핵 소형화 기술력 구비, 핵개발 경과 기간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은 핵융합 무기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국군화방사는 "북한이 올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일 가능성이 크다"며 "증폭핵무기(증폭핵분열탄) 실험의 과정일 수 있으나, 수소폭탄의 직접적인 실험은 아직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증폭핵분열탄 제조에 필요한 삼중수소 분리 및 생산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국군화방사는 "5MWe 원자로와 연결된 소형 건물을 삼중수소 분리시설로 추정할 수 있고, 신축 중인 경수로와 그 아래 건축물이 중성자를 조사(내리쬠)할 수 있는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2014년과 2015년 5MWe 흑연감속로 주변에서 다수의 화물차량이 미상의 품목을 이동시키고 하역하는 장면이 수차례 포착된 것도 이런 분석의 배경이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관련 시설에서 조사하면 삼중수소와 코발트, 세슘 등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분리)할 수 있습니다.
신축 중인 경수로 하단에는 네덜란드 공과대의 실험용 원자로와 같은 중성자 조사 시설이 지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국군화방사는 덧붙였습니다.
국군화방사는 "북한이 삼중수소를 제조하면 증폭핵분열탄과 수소폭탄 개발의 길을 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신축 중인 경수로가 삼중수소를 생산(분리)할 수 있는 시설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은 핵폭탄 내부에 이중수소와 삼중수소 혹은 리튬-
국군화방사는 "기술 선진국도 핵실험 후 10여 년 정도에 증폭핵무기 실험과 개발을 했기 때문에 핵개발 15년이 지난 북한도 중수소 생산(분리), 탄두 설계 등을 병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수소폭탄의 개발 완성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