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짝퉁 비아그라 ‘정품’으로 속여…4400여명 당했네

짝퉁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중국에서 몰래 들여와 대량 유통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에서 밀수입한 ‘황금 비아그라(VIAGRA300)’ 등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유통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로 공급 총책 손모씨(69) 등 5명을 구속하고 이모씨(55·여)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손씨는 2014년 7월부터 지난 1월 4일까지 중국에서 사들인 가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을 서울 을지로에 있는 사무실에 놓고 국내 유통업자 박모씨(44·여) 등 4명에게 팔았다. 박씨 등은 인터넷 판매 사이트를 개설하고 광고용 명함을 지하철역 화장실에 배포해 가짜 의약품이 미국·스웨덴에서 직수입된 정품인 것처럼 속여 4400여명에게 판매해 15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들은 무좀치료 등에 쓰이는 항진균제 ‘디플루칸’을 새롭게 개발된 여성용 비아그라 ‘에디’인 것처럼 속여 팔기도 했다.
이들은 또 오피스텔을 빌려 콜센터를 만들고 과거 발기부전치료제 구매한 적이 있는 이들의 개인정보를 입수해 1대1 전화상담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 과정에서 작년 6월 과거 불법 의약품 구매자를 가장해 유통업자들을 수사한 경찰관에게 전화를 걸어 제품을 판매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가짜 비아그라 등은 가격이 1통(30정)당 15~20만원으로 정품의 3분의 1에서 반값에 불과해 피해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황금 비아그라’, ‘황금 시알리스’ 등 가짜 의약품도 판매했는데 한국 화이자와 한국 릴리 등에 따르면 정품 발기부전 치료제 가운데 ‘황금’이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은 없었다.
문제는 가짜 의약품이 정품보다 약 3~5배 이상의 실데나필, 타다라필 성분을 함유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 성분은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주요 성분이긴 하나 과다 복용할 경우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의약업계 전문가는 “성분이 5배 함유돼 있다고 효능도 5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제품들은 모두 위조품이며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손씨에게 의약품을 공급한 밀수업자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