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자살한 사람들 대부분이 자살 전에 경고신호를 보낸다고 합니다.
보통 주변에선 알아차리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그만 떠나보내고 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이상은 기자! 먼저 궁금한 게 왜 한국은 이렇게 자살률이 높을까요?
【 기자 】
제가 어제 취재를 하면서 5년 전 자살로 남편을 떠나보낸 여성분을 만나봤는데 그 분은 한국사회 자살률이 높은 이유로 지나친 경쟁위주 사회 분위기를 꼽았다.
경쟁위주의 사회 분위기를 비롯, 남을 지나치게 신경써서 정작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높은 자살률에도 불구하고 우울증 치료에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신과 치료를 받을 때 남이 어떻게 볼까하는 부정적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하루 항우울제 소비량은 OECD 조사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것. OECD의 항우울제 하루 평균 소비량은 한국의 3배 수준.
【 앵커멘트 】
그렇군요, 역시 정신과를 가는 것에 대한 안좋은 사회적 인식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살자의 대부분이 사실은 자살 전 경고신호를 보낸다면서요?
【 기자 】
복지부 조사결과 자살사망자의 10명 중 아홉명 이상이 자살 전 경고신호를 보내. 하지만 유가족 10명 중 8명이 이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경고신호는 다양한데 특히 평소 안 하던 행동을 한다면 위험할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어제 2년 전 자살로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을 만나봤는데요. 살아있을 땐 미처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남편은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신명자 / 유가족
- "이상했던 점은 우리 신랑이 절대 셀카를 안 찍거든요. 남편이 느닷없이 카메라 꺼내서 자기 셀카를 찍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유서에 자기 셀카 찍은 것을 영정사진으로 하라고. "
【 앵커멘트 】
경고신호로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기자 】
복지부가 자살 사망자 121명의 유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들은 이런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내가 먼저 갈테니 잘 지내.", "총 같은 게 있으면 편히 죽을텐데.", "천국은 어떤 곳일까?",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가 그립다"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편지나 일기장에 '자꾸 나쁜 생각이 든다'는 부정적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노인의 경우 염색할 때가 됐는데도 하지 않고 외모에 대한 관심을 아예 꺼버렸다고 하고요.
또 수면상태가 바뀌거나 식욕과 체중이 변화하는 경우에도 자살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이런 신호를 보면 주변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기자 】
전문가들은 주변 사람이 자살을 결심한 것처럼 보이면 꼭 구체적으로 물어봐줘야한다고 조언합니다. 자살에 대해 물으면 혹시나 자살을 유도하는게 아닌가 걱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요. 어떤 점이 힘든지 구체적인 상담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정신과를 가보는 게 좋은 방법이지만 먼저 복지부 상담전화 129번과 지역의 정신건강증진센터(전화 1577-0199)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