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5년간 옥살이를 한 뒤 보안감호 처분으로 7년간 더 감호소에 수용된 과거사 피해자가 재심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국가에 보상을 청구했지만, 감호 기간 7년의 보상은 받지 못했다.
18일 서울고법 형사3부는 간첩단 사건 재심에서 39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강모씨가 12년의 구금생활을 보상해달라며 낸 형사보상 청구에서 청구액 중 일부만 받아들여 3억98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강씨는 1975년 중앙정보부에 영장 없이 불법 체포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이듬해 형이 확정됐다. 이후 교도소에서 복역해 1981년 2월 형기를 모두 마쳤다.
그런데 형기가 끝나자마자 법무부가 구(舊) 사회안전법상 ‘다시 죄를 범할 현저한 위험성이 있는 자’로 분류해 보안감호 처분을 받았다. 이 처분이 수차례 갱신돼 결국 1988년에야 해제됐다. 보안감호는 사회로부터 격리돼 일정한 장소에 수용돼 감호를 받는 행정처분이다. 강씨는 결국 7년이나 더 자유를 빼앗겼다.
그는 보안감호 갱신 결정이 부당하다며 1983년 법무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이후 간첩단 사건의 재심을 청구해 2014년 무죄 판결을 확정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보상해달라며 형사보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징역 5년 기간에만 하루에 20만원으로 계산한 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7년간의 보안감호 처분에는 보상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명백하게 판시된 선례는 없고 보호감호 처분 집행의 경우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지만, 보안감호 처분은 이와 다르고 보상 청구
보호감호 처분은 법원의 판결 형식으로 내려져 재심의 무죄 효력이 미치지만 보안감호 처분은 법무부의 행정처분이고 강씨가 이미 이에 불복한 행정소송에서 패했으므로 그 효력이 무효라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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