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두고 호랑이 굴에 제발로 찾아갔다고 하는 걸까요?
마약 수배범이 스스로 경찰 순찰차에 올라 집까지 태워달라고 요구했다가 철창에 갇히는 신세가 됐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추적 거리며 비가 내리던 늦은 저녁.
모자를 쓴 40대 남성이 경찰 지구대 계단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일어섰다 앉기를 반복하며 무언가를 기다리는 이 남성.
한참을 기다린 끝에 순찰차가 나타나자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거침없이 순찰차를 탄 이 남성은 집에 데려다 달라고 요구를 합니다.
집까지 10km가 넘는데, 걸어가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
어눌한 말투에, 횡설수설하는 모습에 경찰관의 의심이 시작됩니다.
▶ 인터뷰 : 지구대 경찰관
- "선생님 어디까지 가십니까. 죄송하지만, 신분증 좀 제시할 수 있겠습니까?"
신분 조회 결과 이 남성은 마약수배범인 49살의 김 모 씨로 드러났습니다.
특정한 주거지 없이 전국을 떠돌아다니던 김 씨는 자신의 수배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오병열 / 부산북부경찰서 만덕1치안센터 2팀장
- "이제껏 자신은 수배사실을 몰랐는데 알려줘서 고맙고 마음이 홀가분하다. 죗값을 달게 받겠다면서 수긍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수배 관서인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로 넘겼고 지속적으로 마약 복용을 해왔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