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평소 조용하던 새댁으로 알았는데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다니…"
네 살배기 딸을 물을 받은 욕조에 머리를 집어넣어 가혹행위를 하다 숨지자 시신을 암매장한 친모 한모(36)씨와 계부 안모(38)씨가 살던 아파트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믿지 못하겠다며 몹시 놀랐습니다.
한씨 부부는 평소 이웃들과 왕래가 많지 않았습니다. 한씨 가정을 '평범한 가정'으로 기억하던 아파트 입주민들은 언론을 통해 사건을 알게 된 뒤 큰 충격을 받은 듯 했습니다.
A(65·여)씨 "2년 전쯤 이사 온 젊은 새댁은 이웃과 왕래는 많지 않았지만 조용하고 차분했다"며 "어린 딸(숨진 안양의 동생)이 있었는데 (가정에)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집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며 "어떻게 딸을 학대해 죽게 하고, 암매장한 뒤 5년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살아왔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러나 한씨 부부와 같은 동 같은 라인에 사는 주민들은 한씨 부부가 자주 다퉜다고 전했습니다.
B씨(62·여)는 "작년에 (한씨 집에서는) 큰 소리를 내며 싸우는 소리가 여러번 들렸다"며 "언젠가는 여자가 '죽여. 죽여'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해 가정 불화가 심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또다른 주민은 "작년에는 거의 매일 밤마다 싸웠다"며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평온한 가정은 아니었던 같다"고 전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런저런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민은 "아이들이 이 사건을 알게 될까 걱정"이라며 "부모가 어떻게 자식에게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사건이 터진 뒤 아파트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말했습니다.
한씨 부부는 2011년 12월 안양이 숨진 청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살다 2012년 집을 옮긴 뒤 다시 2014년 10월 현재의 아파트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양이 숨졌을 당시 한씨 부부가 살던 아파트의 주민들은 거의 한씨 부부를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이 아파트 인근의 슈퍼마켓 주인은 "뉴스에서 이 사건이 보도된 뒤 딸을 죽게한 부부가 우리 동네에 살았다는 소문이 퍼지기는 했지만, 한씨 부부나 안양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웃이 잘 기억하지 못할 만큼 평범한 가정으로 비쳐졌지만 네 살배기 딸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가혹 행위를 당하고, 시신까지 베란다에 며칠간 방치되는 '지옥'과 같은, 겉과 속이 달랐던 셈입니다.
안양은 2007년 태어난 직후 미혼모였던 엄마 품을 떠나 아동보호시설을 전전하다 네살이 돼 가정으로 돌아왔으나 불과 7개월여 만에 엄마의 학대로
한 주민은 "같은 층에 살면서도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않는 세태 탓에 이웃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져도 전혀 모르는 것"이라며 "이웃끼리 관심을 갖고, 가정 학대가 의심되는 아동을 돌보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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