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명의만 빌려 약국을 차린 뒤 아무렇게나 약을 지어 판매한 약국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정신질환을 앓는 약사나 심지어 고인이 된 약사 명의까지 돈벌이 수단에 사용됐습니다.
이재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약국에 들어선 환자가 증상을 이야기하자 약을 지어 건네줍니다.
- "하루 3번씩 해서 한 이틀 먹다 보면 통증이 7~80% 없어져요."
약사처럼 보이지만 전문 면허가 없는 그냥 일반인입니다.
무자격 업주들이 약사 명의만 빌려 약국을 차려놓고 마음대로 약을 지어 주는 겁니다.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이들은 나이가 많거나 거동이 힘든 약사들에게 매월 400만 원 정도를 주고 면허를 빌려 약국을 운영했습니다."
정신질환을 앓는 약사는 물론 고인의 면허까지 도용됐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피의자
- "미리 조제를 해놓고 (약 위에) 써놓고 그런 손님이 왔을 때 드리고 그랬어요."
수도권 일대에서 9개 약국이 적발됐는데, 이들이 4년간 약을 팔아 챙긴 돈만 29억 원에 달했습니다.
대부분 병원이 멀리 떨어져 있어 처방전 없이도 약을 지을 수 있는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범행이 이뤄졌습니다.
▶ 인터뷰 : 홍석원 /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한 달치 길게는 몇 개월치 약을 조제해 놓고 환자들이 찾아오면 마치 본인들이 조제를 하는 것처럼 해서 약을 판매하는…."
경찰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김 씨 등 업주 5명을 구속하고 명의를 빌려준 약사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 ibanez8166@naver.com ]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화면제공 : 경기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