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고 싶으면···” 노골적 성희롱한 경찰 간부

담배 심부름에 성희롱까지 울산 경찰 간부들의 ‘갑질’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갑질 논란이 거세지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직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울산 남부서 A경정이 부하 여직원을 술자리에 불러내 성희롱 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A경정을 대기발령했다고 29일 밝혔다.
A경정은 지난 23일 오후 10시께 평소 친하게 지내던 B경감과 술을 마시던 중 부하 여경 C경장을 불러내 손목을 잡는 등 신체 접촉과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B경감은 “승진하고 싶으면 잘해야 한다”며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경찰청은 A경정과 B경감을 대기발령하고 감찰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 조사만 이뤄진 상태”라며 “부적절한 발언과 행위가 사실로 밝혀지면 징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경찰 간부들의 갑질 논란은 이번 건을 포함해 이달 들어 3차례나 불거졌다. 울산 동부서 D경정은 1년간 부하 직원에게 담배 심부름과 세차 등을 강요했고, 울산 남부서 E경정도 승진을 미끼로 부하 직원에게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인사 조치됐다.
울산에서는 올들어 경찰 비위 사건도 잇따랐다. 올해 초 간부로 승진한 한 경찰관은 음주 뺑소니 사고로 승진 취소와 1계급 강등의 징계를 받았고, 불법 게임장 단속 경찰관은 게임장 업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아 입건됐다.
울산 경찰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는 지적이 일자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산의 한 경찰관은 “연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르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