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진료를 하면서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준유사강간)로 기소된 의사 양모(58)씨 측이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재석 부장판사) 심리로 1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양씨의 변호인은 "이 사건이 이미 언론에 보도됐고 오늘도 기자들이 방청 중인데 재판 상황이 또 보도되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방청객 없이 비공개 재판을 하자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개 재판이 기본 원칙이고 양씨 측이 밝인 이유가 예외적인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심리과정 전체를 그런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아보인다"며 "심리 절차에서 쌍방의 공방이 있을 때 범행 피해자의 사생활과 관련해 2차 피해가 우려될 경우에만 비공개를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씨 측은 환자 성추행 혐의에 관해서는 아직 공소장 등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등의 의견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는지 묻자 변호인은 "(국민참여재판이 아닌) 통상적인 재판으로 하길 희망한다"고 답했습니다.
서울 강남 모 의료재단 병원 내시경센터장이던 양씨는 2013년 10∼11월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수면유도제를 투여받고 수면 상태에 있던 여성 환자 3명을 진찰하는 척하다가 특정 신체부위를 손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해당 의료재단 측은 간호사들의 고충 처리 요구가 제기된 뒤 별다른 조사 없이 양씨를 권고사직 처리했습니다. 이후 그는 전남의 한 병원 원장으로 이직했고 여기서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씨는 재판부가 직업을 묻자 "(올해) 1월7일부로 전 직장에서 해고됐기 때문에 현재 무직"이라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