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인근엔 노숙자나 갈 곳 없는 주민 천여 명이 쪽방촌에 모여 살고 있습니다.
마땅한 소득이 없던 이들 주민이었는데, 최근 이곳에 바느질을 통한 희망의 불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공방 한쪽 재봉틀이 쉴새 없이 돌아갑니다.
이렇게 양말 한쪽이 박음질 되면, 본격적인 수작업이 시작됩니다.
양말 반대편으로 솜을 넣고, 바느질로 마무리하면 귀여운 캐릭터 양말 인형이 탄생합니다.
네 명의 공방 작업자가 아침부터 만든 양말 인형은 70여 개.
최근엔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kt위즈 구단이 캐릭터 양말 1,000개를 주문해 쉴 틈이 없습니다.
여느 공방과 다를 바가 없지만, 이들은 쪽방촌 주민들로 6개월 전만 해도 직업이 없었습니다.
쪽방촌 희망센터에서 취미생활로 양말 인형을 만들어오던 것에서, 실력이 늘면서 서울시와 복지부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인형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겁니다.
집에만 있던 이들이 아침이면 이제 남들처럼 출근을 합니다.
▶ 인터뷰 : 정영하 / 새꿈더하기 공방 참여주민
- "인형 좀 많이 좀 팔아주세요. 그러면 아픈 것도 더 모를 텐데. 바느질하느라고…."
'과연 잘될까' 우려하던 인근 주민들도 이젠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수현 / 서울역쪽방상담소장
- "(쪽방촌 주민들이) 반신반의하셨는데요. 지금은 외부에 나갔을 때 인형을 보면 우리 인형만큼 더 예쁜 인형은 없을 거라는 자부심도 생겼고요. 후원의 손길을 끊임없이 주셔야…."
암울하기만 하던 쪽방촌에서 자활의 바느질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