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05년 4월 5일 식목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은 낙산사로 번지면서 낙산사 동종, 원통보전, 홍예문, 대웅전 등 주요 문화재를 소실시켰다.
발생 전날 강원 영동에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양양군 강현면 사교리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고, 다음날 산림청과 국군은 헬기 10여대를 긴급 투입해 아침부터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낙산사 서쪽 일주문을 태운 뒤 대웅전에 옮아 붙었다.
신라 문무왕 67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이후 1334년의 역사를 지닌 고찰이 전소되는 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수막 설비와 경보시설 등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고 화재예방활동을 강화해왔지만 산불은 해마다 끊임없이 발생하며, 봄철에 특히 집중된다.
지난해만 해도 600건이 넘는 산불 사고가 발생했고, 370여건은 3~5월사이인 봄에 일어났다.
이처럼 산불이 봄에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건조한 날씨 때문이다.
이 시각에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북 일부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산불은 낙엽 속에 수분이 어느 정도 들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실효습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지금처럼 건조특보가 발효 중인 경우 실효습도가 낮으면 단 20~30초 만에 낙엽에 불이 붙을 수 있다. 여기에 봄바람이라도 불면 불은 평소보다 5배가량 빨리 번진다.
이러한 환경 탓에 가뜩이나 조심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등산객들이 버린 담뱃불이나 불법 취사행위, 혹은 논이나 밭두렁을 소각하는 행위로 인해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산불을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1. 산행 전에는 입산통제나 등산로 폐쇄 등의 여부를 확인하고 산불 위험이 높은 통제지역에는 산행을 하지 않는다.
입산 금지지역이나 통제 기간에 허가 없이 출입하다 적발되면 상당액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2. 산행할 때는 성냥, 담배 등 인화성 물품을 소지하지 않는다.
입산 시 인화성 물품이 반입 금지라는 사실은 일반 상식이다. 하지만 이런 것을 망각하고 라이터를 들고 가거나 부탄가스와 같은 취사용품을 들고 입산하는 등산객들이 있다. ‘설마 무슨 일이라도 생기겠어’라는 생각으로 방관하다 보면 어느새 눈앞의 산이 잿더미가 될 수 있다. 취사나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는 반드시 허용된 곳에서만 하고, 마지막까지 꺼진 불씨도 다시 확인하는 것 잊지 말아야 한다.
3.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하지 않는다.
본격적인 영농이 시작되는 봄철이면 병충해를 박멸하고 잡초를 제거한다는 이유로 논밭두렁 태우기가 잦아진다. 하지만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날씨 탓에 불이 산으로 옮아 붙는 경우가 많고, 풍향을 잘보고 태운다고 해도 갑자기 바뀔 수 있어 위험하다.
소방당국과 전문가들은 논·밭두렁 태우기가 병충해 박멸에 도움 되지 않는다며 이를 삼가해달라고 당부한다. 만약 부득이하게 논과 밭을 태워야한다면 소각 전 반드시 산림인접지역 소방서에 사전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 없는 소각 행위로 인해 소방차가 출동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
4. 만약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3가지만 기억하자.
먼저, 당황하지 말고 119에 신고한다. 작은 불씨라도 산불은 순식간에 번지므로 목격 즉시 신고해야 한다.
신고한 뒤에는 주변사
초기진화를 마쳤거나 불이 커질 것 같다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인명피해를 막는 것이 최우선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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