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비 대납에 골프 접대까지”…7억원대 리베이트 수수 병원장 등 적발

병원과 업자간 고질적인 의약 리베이트 수수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김해 모 대형병원에서 ‘의약품 납품조건’으로 7억원대를 수수한 병원과 의약도매업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해당 병원은 약품도매업자들에게 먼저 돈을 요구하면서 병원비 행사 등을 대납시키고, 골프접대를 받는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의약품 도매업자 4명으로부터 7억원 상당의 굼품을 받은 혐의(배임 증재 등)로 김해 모병원 부원장 김모(44)씨를 구속하고, 병원장 김모(55)씨와 대구소재 의약품 도매업체 영업이사 박모(45)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병원장 김씨가 해당병원을 인수한 후 부원장 김씨가 경영지원실장으로 재무업무를 총괄하면서 운영해오다 이듬해부터 지난 2014년 3월까지 병원건물을 중측해 김해 지역 최대 규모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4년 11월 타지역의 병원건물을 경매받는 등 규모를 확장하면서 자금이 필요하자 병원에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납품하는 조건으로 이들 도매업자에게 돈을 요구했다.
결국 지난 2014년 2월께 대구 소재 의약품 도매업체인 영업이사 박씨와 영업직원 최모(40)씨, 전주 약품업체 대표 김모(45)에게 병원 신축공사 자금 명목으로 3명에게 총 6억원을 송금받았다. 또 2014년 연말께 박씨와 최씨에게 추가로 5000만원을 요구해 송금받았다. 이 과정에서 병원장과 부원장은 도매업체 직원의 차명통장과 비밀번호를 함께 받아 돈을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도매업자들은 돈을 송금해 주기위해 대출을 받거나 자신의 보험 해약이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천운 경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팀장은 “병원장과 부원자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의사들 골프단합대회에 도매업체 직원을 데려가 대납시키거나 각종 행사에도 동원해 대신 결제시켰다”며 “리베이트 관행은 결국 의료비 상승 등 환자나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