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한 점심, 배고픈 저녁. 맛있는 식사를 위해 우리는 식당을 찾곤 한다. 토마토파스타를 먹을지 크림파스타를 먹을지,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 혹은 물냉면을 먹을지 비빔냉면을 먹을지 메뉴를 고심해 주문을 한다.
이 때 우리는 내가 가장 먹고 싶은 메뉴를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 한다고 믿곤 한다. 하지만 식당에서 음식을 선택할 때 과연 우리는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까.
안타깝게도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식당에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서서히 식당 주인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된다고 한다.
미국의 소셜 질의응답 사이트인 쿼라(Quora)에서는 식당과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들을 상대로 소비자들의 지출을 늘리기 위해 맛있는 메뉴를 개발하는 것 외에도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지 질문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식당과 레스토랑에선 전략적으로 메뉴판을 구성하고 종업원들을 교육시킨다고 대답했다.
◆ 화려한 미사여구
연구를 진행한 쿼라의 네일 에이젠버그(Neil Eisenberg)는 우선 식당과 레스토랑에선 메뉴를 설명하는 데 있어 온갖 미사여구를 사용해 고객들을 유혹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유기농 샐러드, 수제 햄버거, 셰프가 엄선한 재료로 만든 봉골레 파스타’와 같은 식이다. 일반적인 메뉴들도 특별하게 느껴지게끔 만드는 것이다.
메뉴 개발 전문가 그레그 알렌(Greg Allen)은 ‘초콜릿 푸딩’이라고 적은 메뉴를 ‘윤기가 매력적인 초콜릿 푸딩’이라고만 적어도 매출이 30%가량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즉 형용사 문구들은 고객들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 비싼 메뉴는 상단에 배치한다
에이젠버그는 고급 레스토랑에선 소비자들이 음식의 값을 비싸다고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가장 높은 가격의 메뉴를 상단에 배치한다고 한다. 그는 “상단에 고가의 메뉴를 배치해 두고 이어 저렴한 메뉴를 적게 되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하단의 메뉴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사진 속 맨 하단에 위치한 피쉬&칩 메뉴는 위에 자리한 더 높은 가격의 메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레스토랑의 전략은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를 이용한 것이다. 앵커링 효과란 소비자들이 머릿속에 어떤 가격을 심어두면 그 숫자를 기준으로 삼아 가격이 싼지 저렴한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수익성 높은 메뉴는 가장 좋은 자리에
메뉴판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보기 편한 자리는 우측 상단 자리다. 메뉴판을 펼치거나 페이지를 넘길 때 사람들은 보통 오른쪽 위 페이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식당에서는 수익성 높은 메뉴를 우측 상단에 배치한다.
또한 베스트 메뉴로 추천하거나 글자 색을 다르게 칠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소비자들 눈에 띨 수 있도록 강조를 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격을 감춰라
레스토랑 컨설턴트 아론 알렌(Aaron Allen)은 대부분 식당이나 레스토랑에서 가격을 눈에 띠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는 손님이 더 많은 돈을 쓰게 하려면 가능한 가격표가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고 전한다.
식당에서는 가격을 표기할 때 음식설명과 같은 글씨체, 사이즈, 색상을 이용해 고객들의 눈에 띠지 않도록 한다. 또 세트 메뉴의 경우 개별 가격을 명시하지 않고, 추가 메뉴는 메뉴를 추가 할 시 더해지는 부분에 한해서만 가격을 표기한다.
◆종업원의 비밀
레스토랑에서 10년 넘게 매니저 생활을 한 헤더 바넷(Heather Barnett)은 종업원들이 하는 몇 가지 속임수에 대해 전한다. 그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업 셀링(Up Selling)’을 이야기한다. 업 셀링이란 고객에게 보다 높은 가격의 상품을 제시해 판매하는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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