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명의를 몰래 가져다 개통한 불법 전화기를 흔히 '대포폰'이라고 부르죠.
전화기를 쓰는 실제 사용자를 추적할 수 없어서 각종 범죄에 쓰이곤 하는데요.
이 대포폰을 저희 취재진이 한번 사봤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쉬웠습니다.
황재헌 기자입니다.
【 기자 】
인터넷에 '대포폰'을 검색하니 불법 판매업체가 줄줄이 나옵니다.
한 곳에 카카오톡으로 대포폰을 살 수 있느냐고 말을 걸었습니다.
통신 요금을 충전해서 쓰는 선불폰 형식인데 29만 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는 답이 옵니다.
직접 통화를 했습니다.
이름조차 묻지도 않고 장소만 정하면 배달까지 해주겠다고 적극적으로 응합니다.
▶ 인터뷰 : 대포폰 판매업자
- "주소 하나만 보내주세요. 서울이시구나, 그러면 저희가 퀵서비스로 보낼게요."
곧이어 찾아온 배달원은 은색 휴대폰을 건네고
▶ 인터뷰 : 대포폰 배달원
- "29만 원입니다."
- "일단 되는지 한번 볼게요."
- "아 그래요?"
돈을 받은 뒤 황급히 자리를 뜹니다.
거래가 끝나자 대포폰 판매업자는 원래 명의자가 83년생 이 모 씨라는 사실도 태연히 알려줬고 주변에 소개해달라는 너스레까지 떱니다.
검색부터 실제 대포폰을 손에 쥐기까지 약 3시간이면 충분했습니다.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제 손에 있는 이 전화기가 대포폰입니다. 전화를 한번 걸어보겠습니다.통화가 잘됩니다. 카카오톡 몇 번과 전화 몇 통으로 쉽게 대포폰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타인의 명의를 도용한 대포폰이 이렇게 너무 쉽게 무방비로 거래되면서 2차, 3차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just@mbn.co.kr ]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민진홍 VJ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