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7·사진)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장애인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에서 전격 사퇴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는 3일 “조 위원장이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등 긴급한 그룹 내 현안을 수습하기 위해 경영에 복귀하고자 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조 회장은 2014년 7월 조직위원장을 맡은지 1년 10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조 회장은 해운경기 악화로 경영난에 빠진 한진해운을 대한항공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지난 2일 채권단에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하는 등 위기감이 커지자 조 회장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그룹 경영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4일 한진해운이 신청한 자율협약을 받아들일지 의결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이날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낸 입장 발표에서 “그동안 동계올림픽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정부, 유관 단체 관계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그룹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한진해운 회생이 조양호 회장의 최대 고민”이라며 “앞으로 조직을 정상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유동성위기에 몰려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등 위기감이 커지자 당초 예정됐던 박근혜
조 회장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직위는 당분간 여형구 사무총장 체제로 대회 준비에 나선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2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조직위가 수장의 공백 사태를 맞이하면서 대회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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