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타는 버스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입니다. 하지만, 위험천만한 버스들도 적지 않습니다.
매일 서울과 김포를 오가는 버스는 총알택시를 연상케 하듯 과속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버스 질주를 김한준, 안보람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기자 】
빨간불이 켜졌는데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그대로 통과해버리는 버스.
결국, 맞은편에서 좌회전하던 다른 버스와 정면충돌하고,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렇다면, 사고가 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해당 버스회사가 운행하는 서울과 김포 구간의 버스를 직접 타봤습니다.
빨간불에도 여러 차례 직진을 하기도 하고,
대로에선 마치 레이싱을 하듯 다른 차들을 따돌립니다.
취재진이 뒤를 쫓아가 봤지만, 시속 70km인 규정속도론 도저히 따라잡질 못합니다.
▶ 인터뷰 : 버스 기사
- "막차는 거의 한 시간 반이면 가요. (낮엔 2시간 걸리는데) 사람도 없고 신호도 없고 그러니까…."
거의 매일 버스를 타야만 하는 승객들은 늘 불안한 마음입니다.
▶ 인터뷰 : 현재섭 / 해당 노선 승객
- "사람들 서 있는데 갑자기 급정거한다거나 그런 거 때문에 좀 무섭죠."
▶ 인터뷰 : 최금수 / 해당 노선 승객
- "조금 한 발짝 늦으면 문을 닫고 안 열어버려요. 헹 가버려. 옛날엔 안 그랬는데…."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이런 시민들의 불편을 뒤로한 채 이 지역의 버스들은 오늘도 위험한 질주를 하고있습니다."
▶ 스탠딩 : 안보람 / 기자
- "그렇다면, 버스기사들은 왜 이렇게 달려야만 하는 걸까요? 직접 버스를 타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늦은 시각 버스 안.
신호대기에 걸리자 버스기사가 갑자기 문을 열고 내립니다.
짧은 시간을 이용해 담배를 피우는 겁니다.
벌써 18시간째 운전을 하다 보니 중간 중간 스트레칭은 기본.
▶ 인터뷰 : 버스 기사
- "하루 20시간 가까이 (운전해요). 우리 노선이 경기도에서 제일 심하다고 소문이 나있어요. 워낙 힘들게 돌리니까."
하루 4~5시간을 자면서 운전대를 잡아야 하니 식사도, 휴식도, 화장실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 그나마 몇 분 더 쉴 수 있다는 겁니다.
애초 하루 일하면 다음날 쉴 수 있게 노사가 합의했지만 지켜지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버스 기사
- "3일 연속근무해요. 처음 온 사람은 적응 못 해서 많이들 사고 내고 가고 그래요."
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를 해주는 게 당연하지만, 고스란히 기사에게 떠넘기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버스 기사
- "일부 네가 책임을 지고 계속일을 할래, 회사에서 부담하면 네가 직무정지를 당하고 한 달 불이익을 당할래, 이런 식으로 장난을 치죠."
버스 회사는 2시간 40분 코스를 6회 정도 돌긴 하지만, 20시간 근무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차가 밀리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쉬는 시간을 빼고 운전하는 시간은 16시간 정도라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장택영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사
- "일반적으로 2시간 정도 지나면 집중력이 저하돼 졸음과 피로 같은 현상으로 전방을 주시하지 못하는…."
버스기사들의 과중한 근무는 자칫 대형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전범수·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오재호·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