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파를 던진 가운데 ‘묻지마 범죄’의 상당 부분이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시 20분쯤 서울 강남구 인근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A씨(23·여)가 일면식도 없던 김모(34)씨로부터 흉기로 왼쪽 가슴을 2~4차례 찔려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김씨가 2008년부터 정신분열증과 공황장애 등으로 4차례 걸쳐 입원한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검찰청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총 163건이 발생했다. 범죄의 주된 원인으로는 정신질환(36%)이 가장 높았다. 이어 알코올 중독(35%), 현실불만(24%) 등이 뒤를 이었다. 범죄의 70%는 살인이나 상해 등 강력범죄에 해당됐다.
지난해 미국의 범죄학자 그랜트 듀에가 ‘묻지마 살인’ 160건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살인범의 61%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신질환 중에서도 편집성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이 많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경기 수원역 한 PC방에서 정신분열증을 앓던 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지난달 3월에도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정신분열증을 앓는 30대 남성이 이웃 가족의 집에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진주시 강남동의 한 인력사무소 앞에서 50대 남성이 특별한 이유 없이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체포됐다. 검찰조사 결과 피의자는 피해망상과 환청이 동반된 정신분열증 환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범인 진술 하나에 사회가 들썩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소통을 통해서 부정적인 측면을 조금씩 해소해 나가는 것이 일종의 방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홍두희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