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강남역 묻지마 살인으로 돌아본 '소프트타깃' 테러
↑ 강남역 묻지마/사진=연합뉴스 |
17일 새벽이었죠.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묻지마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우리 사회는 다 같이 분노했습니다.
↑ 강남역 묻지마/사진=연합뉴스 |
피의자인 김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여자들이 나를 항상 무시했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피해 여성과는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묻지마 살인에 대한 공포도 확산됐습니다.
소프트 타깃 테러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묻지마 범죄'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당할지 모를 뿐 아니라 인과관계도 없이 일어나는 강력 범죄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공포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대만 4살 여아 살해/사진=연합뉴스 |
지난 3월 대만에서도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 시내에서 엄마와 함께 길을 가던 4살 여자아이가 목이 잘려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행한 것인데요. 딸과 엄마 사이의 거리는 1m에 불과했지만 뒤에서 나타난 한 남자(왕징위)가 흉기로 류 양의 목을 내리치면서 사건은 발생했습니다. 용의자는 2년 전 경비원을 흉기로 공격한 데 이어 어머니를 공격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 있으며 2006년에는 마약 복용으로 체포된 적 있다고 대만 빈과일보 등이 전했습니다.
사회의 분노 때문일까요. 대만은 2014년 지하철 '묻지마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대만 법무부는 지난 10일 밤 정(鄭·23)모씨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고 대만중앙통신 등이 지난 11일 보도했습니다. 정씨는 대학생이던 2014년 5월 21일 오후 타이베이 지하철 전동차 내에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91초간 흉기를 휘둘러 4명을 살해하고 22명에게 부상을 입혔었습니다.
한국도 '묻지마 범죄' 안전 지대라고 할 순 없습니다. 지난 달 21일 오전 7시 35분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주택가.
동네를 산책하던 이모(63)씨는 영문도 모른 채 봉변을 당했습니다. 길을 가던 강모(23)씨가 갑자기 달려들더니 발길질과 주먹 세례를 퍼부은 것입니다.
이런 묻지마 범죄는 주요 표적이 이씨와 같은 노인이나 여성, 어린아이 등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지난해 11월 청주에서 취업에 실패한 40대 남성이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무자비하게 폭행한 사건의 피해자도 88살 노인이었습니다. 또 지난달 25일 전남 여수에서는 20대 여성이 만취 상태의 50대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하다 휴가를 나온 군인의 도움으로 구조됐습니다.
↑ 광주 묻지마 범죄/사진=연합뉴스 |
대학가도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지난 달 4월 광주에서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는 비닐하우스에서 주운 흉기를 들고 어등산 인근 대학캠퍼스를 돌아다녔고 아침 일찍부터 이 산을 배회하다가 휴대전화를 보던 등산객에게 "나를 경찰에 신고하려는 것 아니냐"며 길이 20cm가 넘는 흉기로 위협하면서 목과
통상 정신 이상이나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 벌어지는 묻지마 범죄는 무의식중에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범행 대상으로 삼는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며 이는 노인이나 여성, 어린아이 등 사회적 약자가 표적이 되는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