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애꿎은 ‘고등어구이’를 지목하면서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7일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환경부가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대량으로 발생한다는 발표를 한 지난 24일 이후 각 선사로부터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대형선망수협은 주로 고등어를 잡는 대형선망어업의 협동조합이다.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휴어기를 끝내고 고등어 잡이 배들이 한참 출항을 하고 있는 시기인데 환경부가 고등어를 미세먼지 주범으로 만들어놔 선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선원들은 물론 고등어 판매와 관련된 사람들로부터의 항의가 거세지가 대형선망수협에서는 오는 31일 환경부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고등어를 잡는 어선원이 1400여 명이고 공동어시장에서 고등어를 판매하는 사람이 2000여 명 되는 등 고등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만 3000명이 넘는데 이번 환경부 발표는 이 사람들의 밥줄을 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1차 항의 방문을 하고 제대로 된 조치가 내려지지 않을 경우 계속 항의방문을 할 것”이라며 “특정 어종을 골라 구우면 미세먼지가 엄청 나온다고 자료를 내면 고등어 관련 종사자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흥분했다.
고등어를 판매하는 공동어시장 관계자는 “환경부에서는 고등어 구이를 할 때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라는 의도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피해를 고등어와 관련된 종사자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며 “정부는 이번 발표 과정에서 어민이나 관련 종사자의 생존권은 안중에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그동안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해 별다른 역할을 해오지 못하다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자 비난을 희석시키려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환경부의 실험 조건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밀페된 공간에서 기름에 음식을 구우면 미세먼지나 유해물질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23일 실험주택 2곳, 공동주택 22곳 등 32곳 주택에서 지난해 5~11월 실시한 주방 조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고등어구이를 할 때 미세먼지(PM2.5) 농도가 2290ug/m3으로 나쁨(51~100ug/m3) 수준의 23~4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겹살(1360ug
환경부는 이번 발표에서 지난해 하반기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최고 농도는 179ug/m3로 주방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비해 매우 낮다고 홍보해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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