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영국 레킷벤키저 정조준…옥시 증거인멸 있었나
↑ 사진=연합뉴스 |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수사하는 검찰이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유해성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개입 여부를 본격 수사합니다.
증거인멸 수사가 거라브 제인(47·인도) 전 대표를 축으로 한 옥시 한국법인과 영국 본사에 대해 '투트랙'으로 진행됩니다.
3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서울대 수의대 조모(56·구속) 교수의 독성실험보고서 조작과 영국 본사의 관련성을 알고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레킷벤키저 간부 2∼3명의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소환 대상자들은 조 교수가 2011년 11월 29일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생식독성실험 결과와 이듬해 2월 17일 흡입 독성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 각각 한국을 방문한 인물입니다.
실험 결과 발표 당시 옥시 관계자와 변호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관계자 외에 미국·영국·싱가포르 등에서 근무하는 레킷벤키저 관계자가 참석했는데 이들의 방한이 본사 지시에 따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직책이나 업무 성격 등을 따져 본사와 연관성이 가장 크다고 추정되는 인사 2∼3명을 소환 대상을 추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교수는 옥시 측의 의뢰를 받아 2011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을 유발했다'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첫 실험인 생식독성실험에서 옥시 측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이를 은폐하고 이후 2차 실험인 흡입독성실험에선 데이터 등을 조작해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조 교수는 이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통해 옥시 측에서 1천200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당시 발표에 참석한 레킷벤키저 인사들이 영국 본사의 역할과 움직임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판단해 소환을 결정했습니다.
영국 본사가 서울대 실험보고서의 은폐·조작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혹은 이를 적극적으로 지시했는지 등 의혹으로 남겨진 사항을 직접 확인해보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영국 본사로의 수사 확대 여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번 주초 검찰 출석 여부를 수사팀에 전달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그는 조 교수에게 사실상 뇌물 성격인 자문료 1천200만원을 지급하도록 최종 결재한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옥시와 조 교수 간에 체결된 이면계약서도 그의 명의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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