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상자를 낸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붕괴사고 전날 근로자들이 산소통과 가스통을 보관소로 옮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당국이 지하 작업공간에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경기 남양주경찰서 수사본부 황홍락 형사과장은 2일 브리핑에서 “작업이 끝나면 공사 현장에 있는 산소통과 가스통을 보관소로 옮기는 게 원칙인데 안 옮겼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밝혔다.
황 형사과장은 “그러나 가스가 얼마나 남아 있었는지, 가스가 누출이 됐는지는 아직 확인이 안 됐다”며 “호스가 (지하로) 내려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폭발은 지하 15m 아래에 있는 바닥 작업장에서 철근 용단작업 중 발생했는데, 전날 치우지 않은 가스통에 연결된 호스가 바닥으로 내려와 있었는지, 이로 인해 가스가 장시간 누출된 것은 아닌지를 조사하겠다는 뜻이다.
경찰은 정확한 폭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합동 감식을 벌인다.
폭발 원인 조사와 함께 수사본부는 현장 안전 관련 자료를 수집, 관계자와 작업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업무상 과실 여부도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황 형사과장은 “안전 책임자인 현장소장은 당시 부재 상태였으며, 이날 차장이 대신 교육을 한 것으로 조사돼 규정 준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하도급업체인 매일ENC 간 불법 하도급 여부와 건축물 설계·건축허가 관련 서류와 작업일지도 확보해 분석할 방침이다.
이번에 숨지거나 다친 근로자 14명 모두 하도급업체와 계약을 맺은 일용직 근로자 신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상자 14명 중 2명은 이번 폭발의 원인으로 지목된 철근 용단작업을 하는 용접공으로, 1명은 사망하고 1명은 중상이다.
지난 1일 오전 7시 27분께 남양주시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
이날 오전 7시 15분부터 시작된 교각 보강 작업의 일환으로 교각 아래에 철골 구조물을 넣기 위해 미리 파 놓은 구덩이 벽면에 튀어나온 철근을 제거하는 산소 용단 작업 중 폭발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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