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NLL 넘나들며 싹쓸이하는 중국어선…"속타는 어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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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 NLL 중국어선/사진=MBN |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어족을 싹쓸이하면서 서해 최북단 백령도 어민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쌍끌이 저인망식 중국어선은 회항하면서 어민들이 미리 바다에 던져놓은 통발까지 깡그리 훼손하고 있습니다.
3일 옹진군이 집계한 2010∼2014년 중국어선 피해 자료에 따르면 어민들은 매년 중국어선 탓에 조업하지 못하거나 어구를 잃어버려 수십억을 손해 봤습니다.
실제로 2010년 5∼11월에는 어선 65척(백령면 30척·대청면 35척)이 통발 어구 445틀을 중국어선 탓에 잃었습니다.
바다에 놓은 홍어 주낙 160바퀴, 부표 60개, 닻 24개 등도 되찾지 못했습니다.
2012년 10월 17일∼11월 2일 보름 동안에는 어선 50척이 놓은 통발 389틀이 모두 없어졌습니다. 돈으로 따지면 51억원에 달합니다.
2014년 6월과 10∼11월에는 어선 77척(백령면 41척·대청면 36척)이 바다에 놓은 통발 778틀을 잃어버렸다. 안강망 8틀, 주낙 어구 384바퀴, 닻 71개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피해액 106억5천700만원 가운데 어구 피해가 14억1천700만원, 조업하지 못해 난 손실이 92억4천만원에 이르렀습니다.
옹진군 관계자는 "지난해 자료는 아직 통계가 잡히지 않았다"며 "어민들이 신고한 건수를 토대로 피해 액수를 산정하는데 실제 피해는 더 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백령도 어민들은 한 해 가장 큰 소득원인 까나리 어획량까지 줄어들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중국어선은 4월 중순부터 백령도 북서방에 나타나 까나리를 쓸어갑니다. 그 탓에 6월 초여름까지 이어지는 까나리 철을 놓치면 피해가 막심합니다.
백령도 특산품인 까나리 액젓은 빨리 담가 최소 6개월은 숙성해야 상품 가치가 오릅니다. 까나리는 여름잠을 자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갈수록 어획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두무진 포구에서 작업하던 어민은 까나리를 트럭에 옮기며 "중국어선의 횡포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닌데 정부가 아예 손을 놓고 있다"며 "그나마 5월에 접어든 뒤로는 어획량이 조금 회복됐지만 까나리가 한창인 4월에는 피해가 컸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까나리를 잡는 중국어선들은 보통 단속이 어려운 밤 시간대를 틈타 조업한합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에서 조업하다가도 우리 해군이나 해경 경비함정이 보이면 북한 해역으로 재빨리 도주해 잡기도 어렵습니다.
주민 김재흥 씨는 "어두운 밤 백령도 두무진이나 장산곶 인근을 보면 시커먼 바다가 훤한데 그게 다 중국어선"이라며 "갈고리로 어구까지 싹 쓸어가
해경은 올해 불법 중국어선 피해를 막고자 대청도와 연평도 인근에 소형정 1척과 중형함정 1척을 추가 배치했습니다. 해군과 합동 특별단속도 수시로 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중국어선이 NLL을 교묘히 넘나들며 불법 조업과 도주를 반복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