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의 한숨은 언제쯤 끝이 날까요.
중국어선들 때문에 그물을 펼쳐놔도 도저히 건질 게 없어 1년 중 가장 수확이 많다는 봄 조업기를 포기하는 어민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얼마 전 중국어선을 직접 잡아왔던 연평도 가람호의 조업현장에 동행했습니다.
【 기자 】
해도 뜨지 않은 새벽, 어민들이 조업에 나섭니다.
포구를 나서자마자 멀리 벌써부터 불법조업을 하고 있는 중국어선들이 나타납니다.
먼바다에선 힘겨운 그물 걷기가 한창입니다.
바다에 던져 놓은 지 보름이나 됐지만 꽃게는 간간이 한 두 마리씩 올라오는 게 전부입니다.
취재진이 탄 배는 다름 아닌 얼마 전 해경 대신 중국어선을 직접 잡아왔던 가람호입니다.
하지만 중국어선의 싹쓸이는 그대로, 건질 것 없는 바다도 그대롭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연평도에서 남서쪽으로 한 시간 반을 달려온 서해바다입니다. 중국어선들로 황폐해진 바다에서 어민들은 잡힐지 안 잡힐지도 모를 기약없는 그물질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6월 말까지인 봄 조업기가 보름 넘게 남았지만 가람호는 고심 끝에 어구를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가을 조업기가 오기 전에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 인터뷰 : 김갑빈 / 가람호 선장
- "어망을 설치해봤자 게도 없고 해서 일부 어망을…. 적자운영이죠. 그래서 지금 철수하고 있어요."
텅 빈 창고에는 채워 넣으려야 넣을 게 없습니다.
건질 것 없는 바다가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어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