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예고 효과?…일제 단속 첫날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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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운전 단속/사진=연합뉴스 |
14일 밤 서울 강남구 청담사거리 대치역 방향 4차로 도로.
오후 9시를 조금 넘기자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이 시작됐습니다.
2개 차로를 막고 실시된 단속 현장에서 경찰은 차량 한 대 한 대를 일일이 세워가며 꼼꼼하게 운전자들이 술을 마셨는지를 확인했습니다.
공재권 강남경찰서 교통과장도 직접 나와 현장을 살폈습니다.
공 과장은 "음주운전을 단속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국민에게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알리자는 경찰의 의지가 확고하다"며 "오늘 적발되는 상습 음주운전자나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운전자는 현행범 체포 원칙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습니다.
경찰청은 이미 하루 전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습니다.
최근 인천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자 전국적으로 일제히 단속을 벌여 음주운전 억제에 나서기로 한 것입니다.
경찰의 의지가 효과를 본 것일까.
이날 청담사거리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단속이 있다고 대대적으로 뉴스가 나와서 술은 아예 입에도 안 댔죠."
'1차'만 끝내고 귀가를 서둘렀다는 회사원 A씨는 경찰이 일제히 음주운전 단속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거듭되는 '한 잔' 요구를 어렵게 뿌리쳤다고 했습니다.
같은 시각 마포구 합정동에서 강변북로로 들어가는 도로에서도 음주운전 단속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강변북로로 가기 전 망원동 방향으로 빠지는 골목길 2곳에서도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해 샛길로 빠져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차량에도 대비했습니다.
단속이 시작된 지 30분쯤 지나고 경찰의 음주 측정기에 첫 경고음이 들렸습니다.
B씨가 차에서 내려 입안을 헹구고 다시 음주 측정에 응하자 수치가 0으로 나왔습니다.
경찰은 운전자가 저녁 식사 후 구강청결제로 입을 헹군 탓에 측정기가 반응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번 음주 측정기가 울렸습니다.
단속에 걸린 최 모(36) 씨는 경찰의 안내를 받아 인도 옆으로 차를 옮기고 다시 음주측정을 받았습니다.
혈중 알코올농도는 0.044%로 단속 기준인 0.05%에 미치지 않았고 최 씨는 훈방 조치됐습니다.
도수가 낮은 칵테일 1잔을 마셨다는 최 씨는 "음주단속을 하는 것을 알았지만 워낙 조금 마셔서 운전대를 잡았다"며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 기준이 0.03%로 강화됐다면 처벌받
마포구 합정동에서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는 없었습니다.
경찰은 다음 주부터는 일제단속 효과를 이어가고자 지방 경찰청 또는 경찰서별로 주1회 불시에 음주운전 단속을 할 예정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