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 선상반란, 선원 40% 외국인이지만…가이드북도 없어
↑ 원양어선 선상반란/사진=연합뉴스 |
우리나라 국적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갈수록 증가하는 외국인 선원과의 선상갈등을 예방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해당 부처와 기관은 제대로 된 가이드북조차 내놓지 못하고 습니있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16년 선원 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선원은 총 6만1천600명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3만6천976명(60%), 외국인은 2만4천624명(40%)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4명이 외국인이라는 얘기입니다.
더욱이 한국인 선원의 수는 지난 10년간 감소세인 반면, 외국인 선원은 매년 12%씩 증가하고 있어 내·외국인 선원의 비중은 머잖아 역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국인 선원은 대부분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선원 대부분은 각자의 모국어밖에 구사할 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원활한 의사소통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아직 범행동기가 밝혀지지 않은 '광현 803호'의 선상살인 사건을 차치하더라도, 선박 내에서 발생하는 선원들 간 크고 작은 다툼이나 안전사고 상당수가 말이 통하지 않아 발생한다는 게 원양어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원양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선원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인 선원들이 기본적인 생활 영어 정도를 배우기는 하지만 정작 필요한 대화는 서로 몸짓이나 손짓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좁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다 보면 아무래도 부딪힐 일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말이 잘 통하지 않으니 당연히 서로 답답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선박 내에서 언어나 문화 차이로 발생할 여지가 있는 선원 간 갈등을 예방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외국인 선원을 고용하기 전에는 선사나 선주, 한국인·외국인 선원을 상대로 관련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일선 현장에서 교육이 제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국인 선원과의 갈등을 예방하겠다며 지난달 중순 해수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내놓은 '한국인 선원 가이드북'은 외국인 선원들을 '인내가 부족한 편이다', '위생상태가 불결하다'고 하는 등 부적절한 표현과 지침으로 인해 인종차별 논란만 불러일으킨 채 하루 만에 폐기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습니다.
주무부처인 해수부는 이날 광현 803호에서 발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여러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선원의 고용과 인권 문제 등 전반적인 제도를 점검해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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