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사고, 툭하면 터지는 화학물질 유출 '불산에 염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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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 사고/사진=연합뉴스 |
경북 구미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주민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화학물질 점검과 사고 대응을 위해 주요 공단에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를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사고가 계속 일어나 기업이 시설을 개선하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은 상황에 맞는 매뉴얼을 만들고 감독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 불산에 질산, 염산까지…곳곳에서 유출 사고
28일 새벽 경북 구미국가산업3단지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이코니에서 폐화학물질 3t이 유출돼 3시간 만에 모두 회수했습니다.
구미합동방제센터는 공장 내 탱크에 오염물질이 들어간 뒤 화학반응을 일으켜 폐화학물질 3t(중화제·물 포함)이 새나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으나 자칫 외부로 빠져 나갔으면 주변 공장이나 주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구미에선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2012년 9월 27일 휴브글로벌에서 불산이 누출돼 5명이 숨지고 주변 공장 직원과 주민 1만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받는 대형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듬해 3월 2일에는 구미 LG실트론에서 불산, 질산 등이 섞인 화학물질이 새나왔고 3일 뒤에는 구미케미칼에서 염소가스 누출로 1명이 다치고 160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인근 경북 상주에서도 2013년 1월 웅진폴리실리콘에서 염산이 누출돼 주민 700여명이 대피했다. 2014년 8월엔 칠곡 한 공장에서 염산 누출로 9명이 치료받았습니다.
2014년 12월 대구 도금공장에서 화학물질 누출로 46명이 부상했고 2015년 9월 영천 실리콘제조업체에서 화학물질이 밖으로 새나왔습니다.
최근 5년 사이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충북 청주 SK하이닉스반도체, 충남 당진 현대제철 등 전국 대기업에서도 화학물질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이달 초엔 충남 금산 한 화학제품 공장에서 불산이 유출돼 주민 50여명이 대피했습니다.
◇ 시설 개선하고 점검 철저히…"사고 상황 맞는 매뉴얼 개발"
2012년 9월 구미에서 불산 유출 사고가 난 뒤 정부는 불산 등 유해화학물질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미, 시흥, 익산, 서산, 여수, 울산에는 화학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처 간 협업조직인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를 만들었습니다.
방재센터는 화학물질 영업허가, 예방·점검, 사고 대응을 맡습니다.
그런데도 방재센터가 근본적으로 사고 발생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해마다 되풀이하는 화학물질 사고가 이를 말해줍니다.
이 때문에 기업이 시설 개선에 힘쓰고 관리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고 안점 점검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탱크나 시설 주변에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한 차단막을 설치하고 누출센서를 설치해야 하지만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기업도 많습니다.
경북도 관계자는 "연차적으로 도내 기업체에 누출센서 등을 다는 등 시설 개선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실질적인 훈련을 통해 비상시 대응 태세를 갖추는 것도 필요합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은 사고 예방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사고가 났을 때 이에 맞는 대응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매뉴얼 작성에 관련 기관이 참여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참여하다가 보니 단순 서류 작업에 그치고, 업그레이드와 업데이트도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재난관련 전문가는 "화학물질 유출 등에 대비한 매뉴얼을 만들 때 유관 행정기관이 모두 참여해서 만들고 체계적인 점검, 훈련 등으로 신속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연간 120t 이하의 유독물질을 사용하는 소규모 사업장
이 때문에 소규모 사업장 관리를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관련 기관의 지도·점검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북도 관계자는 "앞으로 유해화학물질 등록 대상에서 빠진 소규모 업체는 시설 개선이 필요한지 모두 조사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