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 여성은 뇌혈관이 좁아지는 '모야모야병'이라는 희귀병 환자, 19살 여대생 김 모 씨입니다.
김 씨는 지난달 5일 밤늦게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강도를 만나 가까스로 도망쳤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생사의 기로에서 사경을 헤매던 김 씨가 한 달 만에 극적으로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모두가 안도의 한 숨을 쉰 그 순간, 개그맨 출신 강도는 법정에서 뻔뻔하게 무죄를 주장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뉴스 추적, 추성남 기자와 관련 소식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 질문 1 】
추 기자! 한 달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고 하던데,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면서요?
【 대답 】
네, 그렇습니다.
뇌에 물이 차서 세 번이나 수술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뇌혈관이 좁아져 뇌경색이나 뇌출혈 위험이 큰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었거든요.
강도를 만나 겨우 집으로 뛰어들어왔는데, 사건 당시 충격으로 뇌졸중이 와 의식을 잃은 겁니다.
병원으로 옮겨져 뇌 사진을 찍고 나서야 김 씨가 모야모야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가족들도 알게 됐다고 합니다.
【 질문 2 】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고는 하지만, 아직 말은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하던데요.
【 대답 】
그래도 가족들은 정말 좋아했습니다.
의식도 없이 누워만 있던 김 씨가 눈을 떠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는데요,
김 씨의 어머니는 이렇게 심정을밝혔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여대생 어머니
- "처음에는 사실 엄마, 아빠만 알아봐 주면은 진짜 감사하게 생각하고. 아이가 얼마 동안 저희 곁에 있을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서 딸을 보살피면서 살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보거나 말을 하지는 못해요. 두고 보면 더 나아질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그것만 해도 너무 감사하고, 주위 분들한테도 많이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짜 아주 좋습니다."
【 질문 3 】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의 온정의 손길이 전해졌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리던데요.
【 대답 】
네, 그렇습니다.
2주간 병원비만 무려 1천800만 원이 나왔습니다.
희귀질환으로 정부지원을 받아도 600만 원의 돈이 고스란히 가족의 몫으로 남은 겁니다.
앞으로 또 얼마나 병원비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인데 검찰이 범죄 피해 구조금 1천여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피해 여대생의 오빠가 복무 중인 군부대에서도 동료 장병이 성금을 모아 전달했습니다.
또, 누리꾼들도 SNS에 여대생을 돕자는 글을 올려서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 질문 4 】
가족은 물론, 모두의 간절한 염원이 김 씨를 깨웠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정작 개그맨 출신의 강도는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했다면서요?
【 질문 】
그제(7일) 열린 첫 재판에서 피의자 여 모 씨는 "술에 취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CCTV 속 인물은 내가 맞지만,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발뺌한 건데요,
여 씨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아예 부인했습니다.
함께 들어 보시죠.
▶ 인터뷰(☎) : 손평업 / 피고 변호인
- "(CCTV 영상에는) 흉기로 위협하는 장면이 없습니다. 흉기를 목에 겨눈 적이 없고, (피해자의) 몸을 붙든 장면이 없습니다. 모야모야병은 특수한 체질에 해당하는 것인데, 피고인이 알 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겁니다."
【 질문 5 】
추 기자! 그런데 김 씨의 어머니는 딸에게 '강도가 흉기를 들어댔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던데요.
【 대답 】
네, 그렇습니다.
어머니는 딸이 집에 뛰어들어와 쓰러져 놀란 상황에서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 인터뷰 : 피해 여대생 어머니
- "(당시에) 집에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 거 같더라고요. 강도가 목에다 흉기를 댔다고 흉기, 흉기 하면서 말을 하면서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서 쓰러졌거든요."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분노했고, 여 씨에 대한 이른바 '신상 털기'까지 이어졌는데요,
재판부는 국민 참여재판을 원하느냐고 물었지만, 거부했습니다.
현재 여론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판단이겠죠.
이번 사건은 첫 재판부터 검찰의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됩니다.
【 앵커멘트 】
개그맨 여 씨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은 한때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여 씨가 형사로 등장했던 '체포왕'이란 코너는 어딘가 모자란 형사들이 엉성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모습을 풍자했다고 하는데요,
강도 사건의 피의자로 법정에 선 여 씨는 여전히 우리 사법부가 엉성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추성남 기자 수고했습니다.